[박근혜 정부 인선 마무리-정무수석 이정현] 朴당선인의 입… “소통 수석 역할 다할 것”

입력 2013-02-19 18:44


이정현 청와대 정무수석 내정자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의중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정치인으로 꼽힌다. 박 당선인 특유의 ‘짧은 발언’에 담긴 속뜻을 풀어내고 이를 언론에 전하는 역할을 오래 해오면서 박 당선인의 ‘입’이라거나 ‘복심’이라는 별명을 갖게 됐다. 현장 실무진으로 시작해 국회의원, 당 최고위원을 거쳐 청와대에 입성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박근혜 청와대의 ‘왕수석’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리라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

이 내정자는 19일 기자회견에서 “정무수석은 소통수석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을 중심으로 정부와 여당, 특히 야당과 시민단체, 언론의 생각을 잇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집사광익(集思廣益)이란 말이 있는데, 많은 의견과 지혜를 모으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라며 여론수렴에 적극 나설 것임을 밝혔다.

전남 곡성 출신이면서 옛 민정당 당료로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불모지인 광주 서구을에 출마해 득표율 1.03%로 낙선했다. 당시 한나라당 대표로 격려 전화를 한 박 당선인에게 “당의 호남 포기 작전이 잘못됐다”며 특유의 열변을 토했고 이를 눈여겨본 박 당선인이 그를 수석부대변인으로 발탁했다. 천막당사와 염창동 당사 시절 밤늦도록 홀로 남아 신문과 자료를 스크랩하며 공보 분야에서 두각을 내기 시작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친박계 학살 파동에도 박 당선인의 배려로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됐다. 18대 국회에서 박 당선인의 정치적 침묵이 이어질 때 이따금 메시지를 세상에 전하는 역할을 한 것도 그였다. 호남의 예산과 민원을 챙기며 새누리당의 ‘호남통’으로 자리매김했고 19대 총선 광주 서구을에 다시 출마했으나 40%에 육박하는 득표에도 고배를 마셨다. 지난 대선에서는 공보단장을 맡아 야권 공격의 선봉에 섰다.

그는 박 당선인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 또 다혈질이다. 박 당선인을 향한 비판과 지적에 ‘버럭’할 때가 있어 어떤 이들은 그의 스타일에 거부감을 갖는다. ‘직언을 못 한다’는 비판과 더불어 꼭 필요할 때는 박 당선인을 쫓아가 몇 번씩 설득을 시도하는 몇 안 되는 인사란 평가도 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