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인선 마무리] 외교안보라인 사실상 완성… 북핵도발 정면돌파 의지

입력 2013-02-20 00:34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19일 내정되면서 박근혜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이 사실상 완성됐다.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가 좌장 격으로, 윤병세(외교통상부)-김병관(국방부)-류길재(통일부) 장관 후보자-주 내정자로 꾸려졌다. 북핵 위기 국면에서 당장은 대북 원칙론에 입각한 보수적 정책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릐대북 강경기조 이어질 듯=김 내정자는 대표적 ‘매파(강경파)’로 꼽힌다.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외교(협상)’보다는 ‘안보(압박)’에 무게를 두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의중이 정권 초기 외교·안보 정책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강력하고 새로운 내용이 담긴 대북 제재 방안 마련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

육사 1년 선후배 사이인 김 내정자와 김 후보자가 안보와 국방 중시 정책을 주도하는 가운데 윤 후보자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북 압박 외교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을 직접 상대할 류 후보자도 당장 북한과 대화를 시도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대화 여건도 갖춰지지 않은 데다 ‘비둘기파(온건파)’로 유력한 장관 후보였다가 돌연 대통령직인수위원에서 사퇴한 ‘최대석 사태’ 여파가 부담스럽다.

이들이 모두 대선 전부터 박 당선인의 외교·안보 조력자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팀워크 면에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신설되는 국가안보실장과 기존 외교안보수석 사이에 업무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19일 “안보실장과 안보수석 간에 오버래핑되는 업무 분야가 많다”며 “세부 직제와 운영 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릐비주류 외교관에서 깜짝 외교수석으로=주 내정자는 외시 6회로 윤 후보자보다 4기수 선배다. 2006년 외교통상부 본부대사를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난 뒤 2007년부터는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단체인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한국협회 사무총장 겸 부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외교부 근무 당시 합리적이고 유연한 성품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과장재직 당시 차석으로 근무한 인연이 있다. 그러나 소위 외교부 내 엘리트 코스로 꼽히는 ‘북미라인(미국통)’이나 ‘재팬스쿨(일본통)’과는 거리가 멀었다. 프랑스와 모로코 대사를 역임하는 등 유럽, 아프리카에서 주로 근무했다. 이 때문에 외교부 내에서 주 내정자를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는 후문이다. 주 내정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 당선인과의 인연에 대해 “외교부에서 근무할 때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를 계기로 만난 적이 있다”면서 “특별한 인연은 없다”고 밝혔다. 1974년 박 당선인이 프랑스로 유학 갔던 시기에 주 내정자도 외교관 신분으로 프랑스에서 유학 시절을 보냈다. 그는 “공직에 너무 오랜만에 돌아와 나도 놀랐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