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순환 안 되는 날, 붉은 옷에 끌린다… 김현숙 원장 추천, 색으로 건강 지키는 ‘컬러테라피’
입력 2013-02-19 17:19
당신의 옷장에는 어떤 색상의 옷이 많은지 지금 한번 열어보시라. 그리고 지금 그 중에서 어떤 색깔의 옷에 끌리시는지? 대부분 한 두가지 색상의 옷이 집중적으로 걸려 있게 마련인데, 개인의 취향의 결과라고 생각할 것이다. 또, 당장 끌리는 색상도 그때의 기분에 따른 것이고. 뉴질랜드 오클랜드 아큐플러스한의원·힐링센터 김현숙 원장은 “옷장을 지배하는 색상은 개인의 취향보다는 체질, 그날 선택한 컬러는 기분보다는 건강상태에 따른 것”이라고 말한다. ‘컬러로 건강을 지키는 컬러테라피(대원사)’를 최근 펴낸 그는 “색의 개념에 대해 알게 되면 자신을 돋보이고 건강하게 해주는 색깔을 선택해 활기찬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요르단의 시리아 난민촌으로 의료봉사를 떠나기 위해 이달 초 서울에 들른 김 원장을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본사 회의실에서 만났다. 김 원장은 스카프를 한 묶음 준비해왔다. 여러 가지 색상의 스카프를 자신의 얼굴에 대보여주며 안색이 어떻게 변하는지 살펴보라고 했다. 짙은 청록색 스카프를 목에 두르자 안색이 흐려지면서 기운이 없어 보였다. 흰색 스카프로 바꾸자 생기가 돌았다. 2,3초 사이에 컨디션이 바뀔 리 없으니 스카프 색상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었다.
김 원장은 “컬러는 우리가 볼 수 있는 유일한 에너지로, 의식주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영양분”이라면서 컬러테라피는 신체의 자연치유기능을 강화시켜주는 21세기의 대체보완의학이라고 소개했다. 옷 음식 인테리어 등을 자신의 체질에 맞는 색상으로 하면 좋다는 얘기인데, 일반인들이 자신의 한의학적 체질을 정확히 알기는 쉽지 않다. 김 원장은 “자기 체질을 잘 알지 못해도 그날 오장육부의 균형 상태에 따라서 특정 색상에 끌리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의식주 중 일상에서 의식적으로, 또 매일 색상을 선택하게 되는 것은 의(依), 즉 패션이다. 김 원장은 “그날 다른 장기에 비해 컨디션이 좋지 않은 장기와 연관된 색상에 마음이 가게 마련으로, 입고 싶은 색상의 옷을 입으면 관련된 장기를 보(保)하게 된다”고 했다. 각 장부의 색상은 심장·소장은 붉은 색, 간·담낭은 녹색과 파란색, 비장·위장은 노란색과 갈색, 폐·대장은 흰색, 신장·방광은 검정색과 회색이다. 그날 혈액순환이 잘 안 되면 심장의 색인 붉은 색이 끌리고, 근육이 뭉치고 피곤할 때는 간의 색상인 녹색이나 푸른색이 입고 싶어진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마음이 가는 색상의 옷이 없을 때는 같은 색상의 스카프를 해도 컨디션이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때로는 오장육부의 균형을 잡아주는 색이 아니라 상황에 도움이 되는 색을 선택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쇼핑 증독 증세가 있는 사람이라면 백화점 세일 기간 중에는 마음을 안정시키는 짙은 갈색 옷을 입으면 쇼핑 충동을 어느 정도 억누를 수 있다. 또, 실연이나 이혼 등 충격에 빠졌을 때는 생각을 주관하는 위장의 색인 주황이나 노란색이 도움이 된다.
정말 그럴까? 지난 20여 년간 환자를 치료해왔다는 김 원장은 “컬러테라피를 병행할 때 효과가 훨씬 좋았다”면서 컬러테라피의 역사는 고대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밝혔다. 특히 고대유럽 교회의 스테인드글라스는 음악요법을 색채에 응용한 질병치유법의 일환이었다고 김 원장은 소개했다.
김 원장은 “인테리어를 할 때도 컬러의 특성을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고 했다.
자녀가 수험생이라면 지식욕이 왕성해지고 통찰력과 정신력을 강하게 하며 도전과 의욕을 고취시켜주는 연두색, 독립심과 실천력을 향상시켜 주는 청록색으로 꾸며주면 효과적이란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자녀라면 자제력과 인내력을 향상시키는 푸른색과 잡념을 없애고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게 하는 흰색으로 단순하게 꾸미는 게 좋다. 가족실이나 어린 아이들 방은 자궁내부의 색상과 비슷한 핑크색으로 인테리어를 하면 마음이 안정된다.
김 원장은 “가족 중에 변비가 있을 때는 화장실에 노란색 타월을 걸어놓거나 그림을 장식하라”고 귀띔했다. 노란색은 대뇌를 자극해 부교감 신경의 활동이 활발해져 장의 움직임에 도움을 준다고. 또, 불면증이 있다면 침구와 소품, 다이어트를 한다면 식탁보 등을 보라색으로 고르면 효과적이란다. 보라색은 심장활동을 편안하게 해줘 불면증에 도움이 되는 한편, 상한 음식의 느낌을 줘 식욕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