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靑 추가 인선-비서실장 허태열] 2000년 총선 노무현 꺾고 정계 첫발… ‘친박 중의 친박’
입력 2013-02-18 19:26
박근혜 정부의 첫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내정된 허태열 전 새누리당 의원은 대표적인 친박근혜계 중진이다. 작지만 효율적인 청와대를 표방하며 ‘무게감 있는’ 비서실장을 찾던 박 당선인이 장고 끝에 선택한 인사다.
행정 관료 출신으로 꼼꼼한 일처리 능력과 3선 국회의원으로서의 정무 감각을 높이 산 것으로 보인다.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신뢰관계가 깊을 뿐 아니라 누구보다 당선인에 대한 로열티가 높다는 평가다.
허 내정자는 18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러 모로 부족한 사람이 제대로 실장직을 감당해낼 수 있을지 걱정부터 앞서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당선인으로부터 언제 통보 받았느냐는 질문에 “얼마 되지 않았다”며 구체적 답변을 피한 뒤 “귀는 있는데 입은 없는 게 비서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1970년 행정고시 8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초년병 시절인 74년부터 대통령비서실에서 근무하며 박정희, 전두환 대통령을 보좌했다. 육영수 여사 서거 이후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맡고 있던 박 당선인과의 인연도 그때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시장, 충북도지사 등 임명직 지자체장을 거쳐 정계에 입문한 것은 2000년 4월 16대 총선 때다. 지역구 종로를 버리고 부산으로 내려온 노무현 전 대통령을 꺾고 당선돼 주목받았다. 2006년 2월 박 당선인이 한나라당 대표이던 시절, 사무총장으로 임명되면서 당선인과 본격적으로 가까워졌다. 그때부터 박 당선인이 두 차례 대선에 도전할 때 곁을 지키며 도왔다. 사석에서도 “우리 박 대표가 잘 돼야 하는데”라는 말을 달고 살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2008년 당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이후 비주류가 된 친박계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는 “당선인을 위해서라면 총선 불출마도 감수하겠다”며 친박용퇴론에 불을 붙였다. 불출마한 뒤 재외선거대책위 공동위원장 외에는 외부 활동을 하지 않았다. 그는 “쉬다 보니 이런 인생도 있구나, 하며 마음을 비우고 지낸다”고 했으나 1년 만에 다시 정치권으로 돌아오게 됐다.
설화와 시련도 없지 않았다. 2010년 한 포럼에서 관광산업육성책을 강조하며 “섹스 프리하고 카지노 프리한 금기 없는 특수 지역을 만들자”고 발언해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해 4·11 총선을 앞두고 친동생이 공천과 관련해 5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으며 선거에서 영·호남 지역갈등을 유발하는 자극적인 발언들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경남 고성(68) △부산고·성균관대 법학과 △충북도지사 △16∼18대 국회의원(부산 북강서을) △한나라당 최고위원 △국회 정무위원장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