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의 시편] 담임목사 감동시키는 생명나무 장로

입력 2013-02-18 16:57


지난 10일 주일은 설 명절이었다. 당일 1부 예배를 마치고 모든 장로님들이 세배를 하러 왔다. 장로님 가운데는 장손인 까닭에 고향에 내려가 부모님을 찾아뵈어야 할 분들도 있었지만 한 사람도 빠짐없이 참석했다. 설 명절이 주일이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당회장님께 세배를 해야 한다고 온 것이다. 장로님 중에는 4성 장군, 전직 차관, 대학 총장, 교수, 국영기업체 부사장 등도 함께 엎드려 절을 했다. 물론 나도 함께 절을 하며 예를 갖추었다. 우리 교회는 이것이 하나의 전통이고 문화다. 그것도 그냥 오는 것이 아니다. 장로님들이 정성도 담아온다. 장로님들이 이렇게 당회장에 대한 예를 표하면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갖는다.

그런데 장로님들이 다음 주는 날 잡아서 꼭 한 번 목욕탕에서 밀린 당회 좀 하자는 것이다. 사실 지난번에도 장로님들과 온천에 가서 목욕탕 당회를 한 적이 있다. 그때 장로님들이 먼저 나서서 “우리는 천국 갈 때까지 절대로 목사님과 싸우지 않고 잘 섬기기로 결의 합시다”라고 제안하여 함성과 박수로 결의를 한 적이 있다.

요즘 한국교회가 크고 작은 문제 때문에 목사와 장로가 갈등하는 경우를 본다. 그런데 사실 목사나 장로나 목욕탕 가서 옷 벗으면 다 똑같지 않은가. 무엇을 그렇게 서로를 분석하고 판단하고 고소·고발까지 하는가. 위선과 가식의 가면을 벗고 다시 한번 화끈하게 한통속의 당회를 이룬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사실 이번 주는 내가 여러 집회를 비롯해 너무도 바쁜 상황이다. 그래도 장로님들이 무조건 한번 목욕탕 당회를 하자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렇게 한국교회가 혼란과 갈등을 겪을수록 우리가 도원결의 못지않은 당회 결의를 해야 한다면서 말이다. 장로님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런 말을 했다. “어찌 목사님이 목회를 하시면서 실수와 허물이 없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우리는 목사님을 덮어드리겠습니다. 목사님이 악의적으로만 실수를 하지 마십시오. 그러나 혹여 목사님이 부지중에 실수를 하시거나 허물이 있으시더라도 우리는 사랑과 용서로 덮고 오히려 크리스 웰 목사님 같은 지도자가 되도록 더 눈물로 기도하겠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다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목욕탕에 가서 다시 한번 다짐을 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 교회 장로님들은 부족하기 짝이 없는 나를 생명나무 신앙으로 감동시키고 울먹거리게 한다. 그러니 어찌 백골난망으로 장로님들을 사랑하고 목양일념으로 교회를 섬기지 않겠는가. 이런 당회 분위기 때문에 온 성도들이 은혜를 받고 생명나무 신앙으로 하나를 이루고 있다. 그래서 교회는 계속해서 부흥하고 지역사회와 여러 영역에 나름대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지금 한국교회는 내부적 갈등과 분열의 늪에 빠져 상처받고 신음하고 있다. 이것은 교회를 이간계로 파괴시키려는 마귀의 연막전술이요, 유혹의 덫일 뿐이다. 부디 여기에 넘어가지 말자. 우리가 먼저 내부적으로 하나되어 결속해야 외부적으로 오는 시험과 공격도 이겨낼 수 있지 않겠는가. 서로의 허물을 손가락질하고 공격하지 말자. 오히려 사랑과 용서의 옷으로 허물을 덮어주자. 다시 한통속, 한마음의 당회를 이루기 위하여.

<용인 새에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