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소녀 가장돕기-패션전문기업 세정그룹] 1+1 ‘매칭 그랜트’ 방식 지원… 꿈나무에 ‘희망2배’

입력 2013-02-18 16:56


‘여러분 덕분에 남동생이랑 학교 잘 다니고 있고 올해 중학생이 됐어요. 열심히 공부할게요. 늘 감사드려요.’

소녀가장 손미란(가명·13)양이 최근 세정그룹 홈페이지에 올린 감사편지의 한 대목이다. 손양 외에 수십명의 소년소녀가장들이 이 회사 홈페이지에 감사의 글을 올렸다. 이제는 중고생인 이들의 대부분은 초등학교 때부터 도움을 받았다.

18일 세정그룹에 따르면 임직원들은 학생들을 직접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홈페이지 등을 통해 보면서 친형제자매처럼 끈끈한 정을 느끼고 있다. 임직원들은 올해부터 학생들을 직접 만나 미래에 대한 희망과 동기를 부여하고 조언도 하는 멘토링 시스템을 가동하기로 했다.

세정그룹이 소년소녀가장 돕기에 본격 나선 것은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부터다.

당시 박순호 그룹 회장은 “돈이 없는 사람은 가난하다. 하지만 돈만 있는 사람은 더 가난하다”며 기업이윤의 사회환원에 나섰다. 박 회장은 자신의 가난하고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소년소녀가장부터 돕기로 한 것이다.

세정은 지난 8년 동안 250여명에게 장학금 5억3000여만원을 지원했다. 경기 침체로 가계 살림이 더욱 어려워진 학생들이 늘어남에 따라 지난달 18일에는 장학금 규모를 지난해보다 늘려 소년소녀가장 등 28명에게 모두 3200만원을 전달했다. 세정이 지난 15년 동안 장학금 등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한 성금품은 50여억원에 달한다.

세정 임직원들은 5년 전부터 매월 급여에서 일정액을 떼어 매칭(임직원이 낸 성금만큼 회사도 기금을 지원) 기부 방식으로 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이 기금을 어린이재단에 기부해 한부모가정 자녀 10명 등 가난으로 끼니를 챙겨먹지 못하는 아동들에게 영양 가득한 밥상을 지원하고 있다.

세정은 또 매년 정기적으로 다양한 나눔 활동을 하고 있다. 자선 바자회를 개최해 판매금 전액을 사회적기업인 아름다운가게에 전달하는 ‘세정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토요일’(2억1000만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저소득층의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해 꿈과 희망의 보금자리를 선사하는 ‘사랑의 집 고쳐주기’(1억8000만원), 국내 혈액부족 현상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는 환자들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릴레이 헌혈 캠페인’(500명), ‘사랑의 김치나눔’(6000㎏) 등의 활동도 펼치고 있다.

패션전문기업인 세정그룹은 1974년 창업 후 꾸준한 성장을 하고 있다. 정보기술(IT), 건설, 인테리어 등 9개 계열사에 종업원 1600여명이 연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식품과 생활용품, 호텔, 레저산업 등에 진출하는 2016년 매출 목표액은 2조원이다. 박 회장은 “어려운 환경에 놓인 청소년들이 열정과 희망을 잃지 않고 우수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