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받으러 갔다 실종 70대, 숨진 채 발견
입력 2013-02-17 22:51
인천에서 밀린 월세를 받기 위해 세입자의 아파트를 방문했던 70대 할머니가 실종 23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17일 인천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50분쯤 인천 용현동 세입자 백모(58)씨의 아파트 내 폐쇄된 지하 쓰레기장에서 집주인 강모(73)씨가 목이 졸린 상태로 숨져 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했다. 지하 쓰레기장은 수십년 전 연탄을 버리기 위해 만들어 놓은 것으로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던 곳이다.
강씨 실종 직후 행적을 감췄던 백씨는 16일 오전 10시43분쯤 인천 청학동 연경산 중턱 나무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등산객에게 발견됐다. 백씨는 자신의 수첩에 ‘어머니와 딸에게 미안하다. 주인집 가족에게도 죄송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경찰은 백씨가 월세 독촉에 부담을 느껴 강씨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강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1시쯤 인천 용현동 자신의 아파트에 월세를 받으러 갔다가 연락이 끊겼다. 백씨는 지난해 9월 보증금도 없이 월세 30만원에 입주했다.
경찰은 “건설 일용직인 백씨가 최근 일거리가 없어 돈을 벌지 못하면서 아파트 난방도 못한 채 지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인천=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