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영화제 금곰상에 ‘차일드스 포즈’… 여우주연 파울리나 가르시아

입력 2013-02-17 19:00

1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6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루마니아 칼린 피터 네처 감독의 ‘차일드스 포즈(Child’s Pose)’가 최우수작품상인 금곰상을 차지했다. 교통사고를 내고 구속된 아들을 석방시키기 위해 한 어머니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로 부조리한 사회와 물질주의를 풍자적으로 고발했다.

은곰상인 심사위원대상에는 유럽의 집시 가족이 겪는 가난을 담은 보스니아 다니스 타노비치 감독의 ‘언 에피소드 인 더 라이프 오브 언 아이언 피커(An Episode in the Life of an Iron Picker)’가 차지했다. 이 영화에서 집시 역할을 맡은 배우 나지프 무직이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여우주연상은 칠레 세바스찬 렐리오 감독의 ‘글로리아(Gloria)’에서 60대 이혼여성의 자유분방한 사랑을 연기한 파울리나 가르시아가 수상했다. 역시 은곰상인 감독상은 코미디 ‘프린스 애벌랜치(Prince Avalanche)’를 연출한 미국의 데이비드 고든 그린 감독이 차지했다.

네처 감독은 금곰상에 선정된 후 “영화의 시작 부분은 나와 어머니의 관계를 보여주지만 다른 부분은 전부 지어낸 얘기”라며 “어머니도 영화를 보셨는데 좋아하셨다”고 말했다.

올해 베를린영화제의 테마는 ‘재앙의 이차적 피해(The collateral damage of the catastrophe)’로 세계 곳곳 사람들이 경제 위기의 터널을 지나오며 겪은 고통스러운 상황이 다수의 영화에 녹아들어 있었다. 루마니아와 보스니아 영화가 금곰상과 심사위원대상에 선정됨으로써 영화제 개막 초기부터 불었던 동유럽의 강세를 확인했다.

한편 기대를 모았던 홍상수 감독의 14번째 장편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은 수상에 실패했다.

단편 부문에서는 시각 장애인 아버지를 둔 어린 딸의 이야기를 담은 김정인 감독의 ‘청이’가 제너레이션 케이플러스 대상을, 한국의 입시지옥을 비판한 신수원 감독의 ‘명왕성’이 제너레이션 14플러스 특별언급상을 각각 받았다. 제너레이션은 어린이와 청소년 영화를 다루는 부문이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