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소녀도 랭킹1위도 그녀 질주를 바라만 볼 뿐… 신지애 호주오픈 정상

입력 2013-02-17 18:46

신지애(25·미래에셋)에겐 ‘천재소녀’ 리디아 고(뉴질랜드·한국이름 고보경·16)의 패기도, 세계랭킹 1위 청야니(대만)의 추격도 전혀 문제되지 않았다.

17일 호주 캔버라 골프장(파73·6679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개막전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신지애는 1타를 줄이는데 그쳤지만 전날 큰 스코어차로 앞선 덕에 최종합계 18언더파 274타로 우승했다. 신지애는 지난해 처음 LPGA 투어로 편입된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정상에 올라 우승 상금 18만 달러를 받았다. 통산 11승.

부상 때문에 지난해 9월 킹스밀챔피언십에서 1년10개월 만에 우승을 맛본 신지애는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4년 만에 우승컵을 되찾으며 올 시즌 맹활약을 예고했다. 전날 17언더파로 나란히 공동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했던 리디아 고는 아마추어로서 2주 연속 프로대회 우승에 도전했으나 체력과 심적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 듯 3타를 까먹고 합계 14언더파 278타로 단독 3위로 미끌어졌다.

선두에 무려 8타 뒤진 9언더파 공동 4위로 4라운드를 출발한 청야니는 7타를 줄이는 저력을 발휘, 한때 선두에 1차로 따라붙었으나 신지애에 2타 뒤진 16언더파 276타로 단독 3위로 대회를 마쳤다.

3라운드에서 3위 베아트리스 레카리(스페인)에게 6타 앞서 여유있게 챔피언조에서 출발한 신지애와 리디아 고는 13번홀까지 1타를 까먹고 16언더파로 공동 선두로 접전을 펼쳤다. 그 사이 청야니가 특유의 몰아치기로 15번홀까지 6타를 줄이면서 1타차로 압박해왔다. 청야니가 17번홀(파3)에서 티샷을 홀컵 1m에 붙여 공동선두가 유력해질 무렵 신지애가 14번홀(파4) 그린옆 8m 러프에서 날린 행운의 칩샷이 버디로 연결되며 1타차 선두를 지킬 수 있었다. 이 홀에서 리디아 고는 보기를 범해 17번홀에서 1타를 줄인 청야니에 2위를 내줬다. 신지애는 15번홀(파5)에서 또 1타를 줄여 청야니와의 타수를 2타차로 벌인 뒤 나머지 3홀을 파로 막아 우승을 지켰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