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6)와 살해된 여자친구가 사망 전날부터 자택에서 함께 머물렀다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언론 ‘시티 프레스’가 17일 보도했다.
신문은 현지 경찰을 인용, 외부 침입 흔적도 자택에서 발견되지 않아 강도로 오인 사격했다는 피스토리우스의 주장은 믿을 수 없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망한 여자친구 리바 스틴캠프(30)는 지난 14일 남아공 수도 프리토리아에 있는 피스토리우스의 자택에서 발견될 당시 잠옷을 입고 있었다. 침실 바닥에는 스틴캠프의 아이패드와 여행용 가방도 발견됐다.
피스토리우스는 사건 당일 침실에서 여자친구에게 총을 한 발 쏴 골반을 맞혔고, 스틴캠프가 침실에 딸린 욕실로 달아나 문을 잠그자 총탄 세 발을 더 발사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사건 현장에선 피가 묻은 크리켓 배트도 발견됐다. 스틴캠프가 방어를 위해 배트를 휘둘렀거나 피스토리우스가 닫힌 욕실 문을 부수는 데 이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문은 사건 당시 시간대별 상황도 전했다. 이날 피스토리우스 집에서 말다툼 소리가 나온 지 약 2시간이 지난 오전 3시20분쯤 총성이 들렸고, 10분 뒤 피스토리우스 전화를 받은 그의 아버지와 여동생이 도착했다. 가족들이 현관에 들어서자 그는 숨진 여자친구를 두 팔로 안고 아래층 현관으로 이어지는 계단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피스토리우스의 복잡한 여자관계, 총기에 대한 집착도 이번 사건과 무관하지 않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첫 여자친구인 비키 마일스와의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되는 2006~2012년에 그는 여러 여성과 만남을 가졌다. 아프리카 세이셸에선 모델 사만다 테일러(19)와 호화 휴가를 보내는 장면이 지난해 현지 언론에 포착됐고 러시아 국적의 모델 아나스타샤 코지소바, 남아공 국적의 여성인 제나 앳킨스, 멜리사 롬, 샤넬 두 플래시 등과도 교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침대 옆에 권총을 두고, 창틀엔 기관총을 놔둘 정도로 총기에 대한 집착이 강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
피스토리우스·피살 여자친구 “총격 전날부터 집에 함께 있었다”
입력 2013-02-17 2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