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세례자수는 같은데 기독장병수 줄어드는 이유는?

입력 2013-02-17 17:25


군대 내 ‘무종교’ 장병 수가 큰 폭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기독교의 진중 세례자(군대에서 세례를 받은 자) 수는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기독 장병 수는 가파르게 줄고 있어 군선교 양육 시스템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국방부 및 예장통합총회 군·농어촌선교부의 자료(그래프 참조)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육군 장병 가운데 무종교인은 26만명으로 추정됐다. 2005년(8만9000명)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이에 대해 군선교 전문가들은 “최근 신세대 장병들을 중심으로 종교에 대한 관심이 옅어지는 동시에 종교자유 욕구가 높아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하면서 “무종교 장병들의 수는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무종교 장병들이 증가하면서 기독교를 비롯한 가톨릭과 불교 등 종교를 가진 장병들의 수는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 장병 수의 경우, 지난해 말 현재 14만명 선으로 2005년(19만6081명)과 비교할 때 약 3분의 1이 빠져나갔다. 65만명에 달하는 국군 장병 중 육군 장병 비율이 80%(52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국군 전체 기독 장병들의 감소 및 무종교인 증가세는 전반적인 추세로 보인다.

특이사항은 기독 장병 수의 가파른 감소 폭과 비교할 때 진중 세례자 수(육·해·공군 기준)는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추이에 대해 군선교 관계자는 “진중 세례를 받은 장병들 중에는 자신이 기독교인이 아니라고 밝히는 장병들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지난해 초 육군 모 사단 신병교육대의 한 중대가 실시한 성례(세례·영세·수계) 인원을 조사한 결과, 중대 총원 483명 중 세례자 327명, 영세자(가톨릭) 23명, 수계자(불교) 178명으로 총 613명으로 집계됐다. 중대 총원을 130명이나 초과한 것. 다시 말해 이들 장병은 적어도 2개 이상의 종교 성례식에 참여했다는 얘기다. 지난 한 해 모두 19차례 치러진 이 부대의 성례식에서 성례 인원이 중대 총원을 넘어선 횟수는 8차례. 매회마다 적게는 60여명, 많게는 130명까지 차이가 났다.

이에 대해 한국기독교 군선교연합회 김대덕 사무총장은 “종교가 없던 장병들이 호기심에 타종교의 분위기나 교리 등을 경험하는 차원에서 종종 발생하는 일”이라며 “진중 세례에 대한 효용성과는 다른 차원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효과적인 신앙양육 시스템을 계발·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예장통합총회 군·농어촌선교부 서광욱 총무는 “세례만 주면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낙관론에서 벗어나 양육을 강화하는 군선교 전략의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무종교 장병이 점차 늘어가는 데 대한 교계 차원의 선교대책 마련도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군선교연합회는 이와 관련, 지난해 6월부터 군종목사단과 함께 개선된 양육 시스템(일명 ‘선샤인 캠페인’)을 도입·적용 중이다. 기독 장병들이 훈련소를 마치고 자기부대(자대) 배치를 받은 신입 장병을 위해 3개월간 신앙 멘토로 나서 예배참석과 병영생활 상담 등의 도움을 주는 방식이다. 연합회 측은 이 캠페인을 전국 군교회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