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첫 도입 ‘스토리텔링수학’ 대비 이렇게… ‘개념·원리’ 기초 쌓고 문제풀이로 실력 다져라
입력 2013-02-17 16:59
오는 3월 새학기부터 초·중·고 교과과정에 창의력과 사고력 계발을 핵심으로 하는 ‘2009 개정 교과교육과정’이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이에 따라 초등학교 1·2학년,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은 올해부터 새로운 교과서로 배운다. 고등학교 1학년은 영어만 새로운 교과서가 적용된다. 내년에는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1학년 전체에, 2015년에는 초등학교 5·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으로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개편된 초등 교육과정은 6년 과정을 △1∼2학년군 △3∼4학년군 △5∼6학년군 등 세 그룹으로 구분하는 것이 큰 변화다. 또 초등 1·2학년 과목 수가 국어, 수학, 통합 등 세 과목으로 줄어들며 수업 시간도 단축된다.
이 중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을 잡아끄는 것은 단연 수학 교과다. 지난해 1월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발표한 ‘수학교육 선진화 방안’에 따라 수학 과목에 ‘스토리텔링(story-telling)’ 수업과 교과서의 도입이 예고되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은 변화된 수학 교과 대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왜 스토리텔링인가?=올해부터 초등학교 1·2학년 과정에 적용되는 스토리텔링 수학은 기존의 암기 위주 수학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고, 추론능력·의사소통능력·문제해결력 등 통합 사고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수학교육을 변화하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이에 따라 평가 방법 또한 연산 중심이 아닌 해결 과정을 중시하고 그 과정을 정리해 전달하는 의사소통 능력까지 포함하게 된다.
한 예로 2학년 때 배우는 ‘길이재기’ 단원에서는 임금님이 생일날 입을 옷을 만들기 위해 재단하는 과정에서 길이를 재는 보편단위(㎝)의 필요성과 개념을 배우게 된다. ‘도형’ 단원에서는 사각형·삼각형·오각형 등 도형나라의 모습을 일러스트로 제시한 뒤 학생들에게 ‘각 도형나라에서 불편한 점이나 좋은 점을 찾아 이야기해 보시오’라는 토론 거리도 제공한다. 덕분에 단순한 문제풀이에서 벗어나 수학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 이외에도 교과서에 수학 이야기와 만화, 주사위판과 붙임딱지 등 교구를 수록
해 학생들이 수학을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신경 썼다.
또 개정 수학 교과서는 아이들의 학습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예년에 비해 교과내용을 20% 가까이 줄였다. 실제로 2학년 때 배우던 ‘세 자릿수의 덧셈과 뺄셈’ ‘분수’는 3학년 과정으로 이동했다. 불필요한 심화 과정이 사라지면서 난이도도 다소 낮아졌다. 스토리텔링형 교과서를 개발하는 과정에는 수학·수학교육 관련 전문가뿐 아니라 동화 작가 등 스토리텔링 전문가들도 참여해 교과서 내용의 질을 높였다.
서술형 문제는 답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탐구 과정을 설명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정답이 나오기까지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설득력 있게 표현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풀이가 불가능하다.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스토리텔링과 서술형 문제들이 대거 등장하는 새로운 수학 교과는 기존의 암기중심의 학습방법으로는 문제 풀기가 어려워졌다. 전문가들은 스토리텔링 학습에 익숙해지고 문제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읽기·쓰기 능력 외에도 다양한 배경지식이 필요하며, 수학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의 독서활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또 생활 속에서 수학적 요소를 찾아 가족과 함께 이야기해보고 독후감·관찰일기·조사보고서 등 여러 형태로 수학 글쓰기를 연습하거나, 책에서 배운 수학적 개념을 이용해 다양한 형태의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이승민 제3교실 미래학습전략연구소장은 “수학적 개념과 원리를 역사적 배경과 더불어 이해하고 실생활에 어떻게 적용하는지 알아야 서술형 평가와 개정교육과정에 대비할 수 있다”며 “재미있고 생생한 이야기로 표현된 수학 이야기를 많이 읽고, 다른 사람들에게 말과 글로 전달해 보는 것이 좋은 습관”이라고 조언했다.
웅진씽크빅 관계자는 “개념과 원리를 파악하고 설명한다는 자세로 정리해보는 것도 중요하다”며 “간단한 문제부터 풀이 과정을 정확히 쓰는 연습을 하고, 자신이 푼 문제에 생각을 담아 설명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행 학습을 하거나 학원에서 사교육을 받을 필요는 없다. 서울시교육청 교육과정과 김종숙 장학사는 “개정된 교과서 체제가 자기주도적 학습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구성이 된 만큼 선행 학습보다는 독서 습관이라든지 평상시에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