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산가스 송풍기 틀어 외부로 빼내…삼성 “유출 없다” 거짓 해명
입력 2013-02-15 22:47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누출된 불산가스 일부가 이 회사 송풍기를 통해 외부로 빼낸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사업장 인근 주민들이 일시적으로 가스에 영향을 입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15일 경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 조사 결과 지난달 28일 오전 6시쯤 삼성전자와 협력업체 STI서비스 직원 등 3∼4명이 대형 송풍기를 틀어 중앙화학물질공급시스템(CCSS) 탱크룸 내 누출된 불산가스를 외부로 빼낸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CCSS룸 내부 CCTV 분석을 통해 이를 확인했다.
이는 사고 발생 뒤 삼성 측이 “탱크룸 내 누출된 불산가스는 모두 처리시설로 모아져 처리됐다. 외부 누출은 결코 없었다”고 해명했고, 주민설명회에서도 “외부 누출은 없다”고 재차 강조했었다.
삼성전자 DS부문 커뮤니케이션팀장 이승백 상무는 이에 대해 “중화제 처리를 해 불산이 검출되지 않은 것을 확인한 뒤 송풍기를 틀었다. 불산이 외부로 누출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거듭 해명했다. 그는 이어 “환경부에서도 공장 외부로의 불산 누출은 없었다고 발표한 만큼 진상은 경찰수사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CCTV 확인만으로 불산가스가 밖으로 누출됐는지 여부를 판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다음 주 초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김정수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은 지난 14일 환경단체 주최 토론회에서 “사고 발생지역 인근 반경 2㎞ 내 9곳에서 지난 7일 식물시료를 채취·분석한 결과 불소농도 추정치가 0.02ppm부터 0.19ppm, 0.63ppm, 1.42ppm 등이었다”면서 “한 곳은 2.59ppm(하루 노출기준)에 달한 곳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 측정치는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 1일 “불산탱크 옆 1m 지점에서 불소성분이 미량인 0.004ppm 검출됐을 뿐 누출지점에서 790∼1560m 떨어진 외부에서는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한 것과 상당한 차이가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화성=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