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살 ‘맨발의 기봉이’ 초등학교 졸업
입력 2013-02-15 22:48
팔순의 어머니에게 틀니를 해주려고 마라톤대회에 나갔던 영화 ‘맨발의 기봉이’의 실제 주인공인 엄기봉(50)씨가 15일 강원 철원군 와수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엄씨는 졸업식에서 근면상과 장학금을 받았다. 엄씨는 “엄마, 나 졸업…졸업했어요. 죽을 때까지 공부를 많이 하고 싶어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사회복지사가 되는 꿈을 이루려고 다음달 인근의 김화중학교에 진학한다.
지적장애가 있는 엄씨는 늘 해맑은 미소를 지었지만 졸업식에서 어머니를 볼 수 없어 가끔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2006년 충남 서산에서 철원으로 이사를 와 2007년 입학식을 할 때 함께 계셨던 어머니가 지금은 안 계시기 때문이다.
엄씨보다 일곱 살이 아래인 박종선 담임교사는 “와수초등학교 6년 동안 생활했던 것처럼 이어간다면 앞으로 건전한 사회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만학의 꿈을 이루셔서 사회복지사가 꼭 되시길 바란다”고 용기를 북돋웠다.
허훈 교장은 “기봉 학생이 어머님을 여의는 등 여러모로 어려운 일이 많았지만 꿋꿋하게 6년 학업을 마친 것을 축하한다”며 “중학교에 가서도 학교생활을 잘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철원=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