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추가 도발 징후] 무수단리는 ICBM 발사장… ‘KN-08’ 준비 추정

입력 2013-02-15 22:40

북한의 ‘핵실험 이후 추가 도발’ 공식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번에는 북한이 동해위성발사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정황이 북한전문 미국 웹 사이트 ‘38노스(38 North)’에 의해 포착됐다.

함경북도 화대군에 위치한 무수단리 발사장은 1998년 8월 대포동 1호 발사를 시작으로 2010년 동창리 발사장 준공 직전까지 북한의 대표적인 미사일 실험 발사장이었다. 기본적으로 ICBM 발사장으로 무수단리에서 발사된 로켓은 일본과 미국을 직접 겨냥하기 때문에 위협의 강도가 세다.

무수단리 발사장에 대한 보수 및 확장 공사는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지난해 4월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에 실패한 직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뿐 아니라 무수단리 발사장에서도 위성을 발사할 구체적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15일 “무수단리 발사장은 지난해 9월 태풍 피해로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지만 이후 차곡차곡 보수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정지위성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수차례 언급한 점도 무수단리 발사장을 활용한 추가 도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북한이 지난해 12월 서해안에 위치한 동창리 발사장에서 쏘아올린 ‘광명성 3호-2호기’는 궤도 위성이다. 하지만 궤도 위성보다 기술력이 더 필요한 정지위성은 동쪽에서 발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지위성을 쏠 경우 분리된 1단 추진체가 낙하하는 동쪽 상공 밑이 북한 내륙이 되는 동창리 발사장은 사용할 수 없다. 북한이 ICBM을 발사하고 정지위성이라고 주장하려면 무수단리에서 발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북한이 무수단리에서 준비 중인 미사일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거리 5000㎞ 이상 ICBM으로 추정되는 ‘KN-08’일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4월 김일성 100회 생일 경축 열병식에서 공개된 KN-08은 사거리가 미국 서부까지 도달 가능하다. 북한은 2009년 5월 2차 핵실험 직전에도 무수단리에서 중거리 미사일 발사실험을 진행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남조선 괴뢰패당이 미국에 아부추종하여 계속 제재 강화로 나간다면 그것은 곧 전쟁도발 행위로서 선박 검색과 해상 봉쇄 등 각종 제재의 본거지들에 대한 우리의 무자비한 보복타격을 유발시키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2월 16일)을 맞아 열린 중앙보고대회에서 3차 핵실험은 “합법적인 평화적 위성발사 권리를 난폭하게 침해한 미국의 포악무도한 적대행위에 대처한 정정당당한 대응조치”라고 주장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