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추가 도발 징후] 웨이보 달구는 ‘北·中 비판’
입력 2013-02-15 22:38
중국 유명 여배우 리빙빙(李氷氷)이 북한에 끌려 다니는 중국을 비아냥거린 글이 웨이보(微博)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북한 핵실험과 이를 감싸는 중국 정부를 싸잡아 비판하는 분위기가 과거보다 훨씬 강해졌음을 보여준다.
“형, 나 핵실험 할래!” “언제?” 북한은 이어 “5, 4, 3, 2, 1”을 차례로 말한다(카운트다운을 의미). 그러나 중국은 상황 파악을 못한 채 엉뚱한 소리만 연발한다. “5, 4”에는 “5일 뒤, 4일 뒤?”라고 묻다가 “3”에는 “도대체 언제?”라고 짜증을 낸다. 북한이 “2”라고 말하자 “두 번 한다고?”라고 한다.
마침내 “1”을 부른 뒤 “발사!”를 선언하자 중국은 “최후의 1초까지 핵실험을 저지했다”고 말한다. 네티즌들이 이런 내용을 수없이 퍼나르자 시나웨이보는 15일 낮부터 같은 글이 올라오는 족족 삭제했다.
북한과 중국 사이를 풍자한 ‘북한의 슬픈 노래(北韓喪歌)’도 인기다. 이 노래는 중국에서 인기리에 상영 중인 영화 ‘영웅의 아들과 딸(英雄兒女)’ 삽입곡 ‘영웅찬가(英雄贊歌)’의 곡에다 가사를 바꿨다.
“뚱보 김정은이 위풍을 떨치는데 동북삼성(東北三省)은 겁에 질려 있네. 평양성에서 무뢰하게 표효하고 있는데 베이징 큰형은 위로에 급급하네. 북한 핵실험은 안전하고 오염 지수는 없다고….”
작사가 시눠(西諾)가 개작한 이 노래는 동영상으로 제작돼 인터넷에 오른 뒤 유튜브를 통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안후이성 허페이(合肥)의 한 청년은 핵실험에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동북 3성 일부 지역 주민들은 이에 항의하며 거리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동북 지역에서는 방사성 물질이 안전 기준치를 넘어섰다”는 소문이 인터넷과 휴대전화 문자 등으로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환경보호부는 13일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으나 이를 믿지 않는 분위기다. 한 네티즌은 “한국 일본 미국은 핵실험 뒤 안전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야단인데 우리 정부는 걱정할 게 없다고 한다”고 한탄했다.
북한 신의주와 마주보고 있는 랴오닝성 단둥(丹東) 세관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인 ‘광명성절’을 하루 앞둔 15일 북한을 오가는 차량에 대해 운전석과 차량 밑부분까지 살피는 등 검사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