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 개편 협상 결렬 후… “野가 발목 잡아” “與, 朴 눈치만 봐”

입력 2013-02-15 19:14

여야의 정부조직 개편안 협상이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새 정부의 정상적 출범이 어려워지고 있지만 양측은 협상을 접어둔 채 “박근혜 당선인 눈치만 본다”거나 “야당이 발목 잡고 있다”며 서로에게 책임을 넘기고 있는 양상이다.

새누리당은 15일에도 ‘야당 협조’ 요구만 되풀이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라디오 연설에서 “새 정부가 출범과 동시에 민생 중심, 국민 중심의 국정을 펴나갈 수 있도록 정부조직법 처리와 신임 각료 후보 인사청문회를 국회가 신속히 마쳐야 할 것”이라며 “야당의 대승적인 협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신의진 원내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당리당략에 갇혀 새 정부 출범을 발목 잡는 민주당을 규탄한다”며 “민주당은 협상 대상이 정부조직법임에도 불구하고 그와는 전혀 상관없는 정치적 이슈까지 끌어들여 쟁점화하면서 법안처리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야는 정부조직개편안 논의를 위한 여야 ‘5+5 협의체’를 구성했다.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 기능의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 외교통상부의 통상 기능 이관 등에 대한 이견으로 지난 7일 회의를 중단했다. 새누리당은 여야 당 대표 및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4자 회담’을 제안했지만 민주당이 거부한 상태다. 14일 양측의 물밑 협상이 재개됐지만 여전히 입장차가 크다.

민주통합당은 여당에 화살을 돌렸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확대간부회의에서 “새 정부의 준비가 너무 소홀하다”며 “정부 출범이 열흘밖에 안 남았다. 대오각성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인사청문회가 늦어지는 이유도 박 당선인과 인수위가 후보를 늦게 지명한 탓임에도 새누리당은 ‘야당이 발목잡기를 한다’고 비난한다”며 “그렇다면 총리와 장관에 대해 최소한의 검증도 하지 말라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는 브리핑에서 “양당간 의견이 상당히 접근했으나 박 당선인의 말 한마디에 제자리로 돌아갔다”며 “정부조직 개편안이 국회에 넘어온 이상 가장 큰 협상대상자는 새누리당인데 당선인 스스로 여당 운신 폭을 좁히면 국회의 대화와 타협 여지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그는 “여당이 대검 중수부 폐지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정부조직개편안은 이미 1차 처리시한(14일 국회 본회의)이 지났다. 여야가 지금처럼 접점을 찾지 못한다면 18일 본회의를 넘길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25일 새 정부가 정상적으로 출범하기 어려워진다. 현재 다음 본회의는 26일로 잡혀있기 때문이다.

임성수 김현길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