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품에 안긴 대우일렉 “세계 10위 종합전자회사 될 것”

입력 2013-02-15 19:02


“2020년 세계 10위 종합전자회사가 될 것이다.”

대우일렉트로닉스 신임 대표이사인 이재형 부회장은 15일 서울 대치동 동부금융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간담회 직전 동부컨소시엄은 인수대금 총 2726억원 중 2880억원을 대우일렉 채권단에 납입하면서 대우일렉 인수작업을 최종 완료했다. 동부그룹은 지분 51%에 해당하는 1380억원을 지불했다. 당초 3월 말까지 채권단에 납입하기로 한 인수대금을 1개월 이상 앞당겨 납입한 것이다.

4차례의 매각 무산 등 난관을 극복하고 워크아웃에 돌입한 지 13년 만에 동부그룹이라는 새 주인을 찾은 대우일렉은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 부회장은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중심의 백색가전에 국한돼 있던 대우일렉의 사업군을 3단계에 걸쳐 TV와 에어컨, 청소기 등으로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생산능력을 늘리기 위해 2014년 말까지 광주와 멕시코 공장에 15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도 단행할 계획이다. 또 동부 하이텍, 동부 CNI 등 계열사가 반도체와 부품을 개발하면 대우일렉 제품을 플랫폼으로 활용해 품질을 높여갈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올 연말 대우의 이름을 단 TV를 출시하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대우일렉은 삼성, LG와 정면 대결을 펼치는 대신 차별화된 전략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과 LG의 프리미엄 시장 대신 중저가 제품에 집중할 것”이라며 “저가 제품을 내놓고 있는 중국과의 경쟁에서도 아직 5년 이상 앞서 있다”고 설명했다.

사명 변경도 검토 중이다. 대우일렉과 동부대우일렉 두 가지 안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글로벌 시장에선 여전히 ‘대우’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대우라는 브랜드와 로고는 가져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고운영책임자로 선임된 이성 전 대우일렉 사장은 “그동안 신인도가 많이 떨어져 금융활동까지 제약을 받아왔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동부에 인수되면서 이 같은 문제들은 해소될 것이며 글로벌 백색가전기업을 뛰어넘어 종합전자회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