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목회가 뜨고 있다] 목사님은 ‘댓글’ 올리는 중

입력 2013-02-15 17:50


“SNS는 디지털 시대의 노방전도·골방선교”

“선한 글을 통해 좋은 정신적인 무브먼트가 일어나기를 바란다.”(김병삼 목사) “성도들에게 다가가는 도구다.”(이찬수 목사) “세상 사람들에게 목사의 일상을 보여주고 싶다.”(정연수 목사) “트위터는 불신자들과의 공감과 소통을 위해, 페이스북은 성도들의 바른 믿음을 위해서 한다.”(조정민 목사) “복음이 어떤 방법으로든 실리고 복음의 통로, 복음의 길이 되도록 하려고 한다.”(지형은 목사) “성도들과 교제하기 위해서다.”(한홍 목사)

목회자들이 SNS를 하는 이유다. 많은 목회자들이 다양한 SNS를 통해 성도, 목회자, 믿지 않는 세상 사람들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SNS를 통해 많은 팔로어와 친구 맺기를 하고 있는 목회자들에게 SNS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목회자들은 SNS에서의 논쟁을 경계해 논란이 될 만한 글 대신 말씀묵상이나 도움이 되는 내용, 선한 글들을 올린다고 했다. 전 세계에 트위터 팔로어 12만명, 페북 친구 5000명, 팔로어 3500명과 소통하는 조정민 목사의 경우 트위터에는 잠언 형식의 글, 페북에는 말씀묵상을 올린다. 조 목사는 “모든 메시지에 복음이 스며들도록 힘을 다한다”며 “이 시대가 공감할 수 있는 언어와 소통이 자연스러운 표현으로 다가가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나교회 김병삼 목사는 사람들은 어떤 의도를 가지고 SNS가 이용되는 것에 거부감이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 김 목사는 “지금은 의도를 버리고 젊은이들의 의식개혁을 위해 삶의 이야기로 매일 조언을 하나씩 남긴다”며 “그 안에서 신뢰감이 생겼을 때 언젠가 어떤 중요한 이야기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일방적 관계보다 쌍방향 소통을 통해 메시지에 대한 반응과 피드백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SNS의 강점으로 꼽았다. 이것이 목회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조 목사는 이런 점에서 SNS를 ‘디지털 시대의 노방전도 골방선교’라고 정의한다. 인천효성중앙교회 정연수 목사는 쌍방향으로 일상대화가 가능해 성도들과 친밀감이 형성되기에 목회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세계 곳곳에 있는 친구들이 올리는 댓글을 보다 보면 폭넓게 세상을 볼 수 있게 된다”고 했다.

또 짧은 시간 내에 수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 있는 것도 이점이다. 성락성결교회 지형은 목사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수십 명, 수백 명의 사람들과 연결할 수 있고 단시간에 수많은 사람들의 반응을 받는 등 다중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며 “이것은 오프라인에서는 생각도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 목사는 “페북의 경우 ‘페친’으로 연결된 사람들의 계정에 들어가면 그들이 공개하는 한도 내에서 삶의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어 독서보다 훨씬 빠른 시간에 다양한 삶의 경험들을 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스피드와 확장성이 순기능인 동시에 역기능일 수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있었다. 김 목사는 순기능과 역기능은 사용자의 의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쓰는 사람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사용하느냐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 목사는 중독현상과 착시현상을 역기능으로 지적했다. 다른 사람의 반응에 안달하며 오랜 시간 온라인상에 머무는 중독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온라인을 자기 삶에서 가장 중요한 실제 공간처럼 느끼는 착시현상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를 예방하기 위해 “삶의 중심자리가 어디인지를 늘 생각해야 하며 일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SNS를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SNS상에서 특히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목사는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성경말씀에 따라 ‘좋아요’를 많이 받고 싶으면 많이 눌러줘야 하고 많은 사람에게 지지를 받고 싶으면 많은 사람에게 댓글을 달아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새로운교회 한홍 목사는 SNS상에서 글은 일단 뿌려지고 나면 수습이 어렵기 때문에 아날로그로 말할 때보다 훨씬 더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도 “크리스천 입장에서 SNS는 비신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좋은 통로이므로 경직된 마음과 경계를 허물고 의견이 다른 사람들을 용납한다면 복음을 전하는 귀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