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목소리] 자녀의 자존감을 높여라
입력 2013-02-15 19:08
법원 심리 전에 비행청소년 성격, 가정환경,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해 재판을 보조하는 결정전조사 업무를 21년째 해오고 있다. 비행 원인을 분석해 보면 부모 이혼, 가정 폭력 등 구조적 결손가정에서 오는 비행과 강압적이고 비수용적인 훈육 등 기능적 결손가정에서 오는 비행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지난해 9월 대전의 한 공원에서 새벽까지 놀다가 지나가는 학생들을 상대로 금품을 갈취한 정섭(가명·17)이 사건을 얼마 전 접수했다. 회사원인 아버지와 전업주부인 어머니 슬하에서 태어나 정상적으로 고등학교에 다니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심리검사 결과 자존감이 낮고 욕구 불만이 높았다. 강압·지시적 훈육에 위축돼 있었고 자신의 이야기를 부모가 잘 들어주지 않자 중3 때부터 가출, 무단결석을 시작했다. 이런 이유로 비행에 이른 경우를 종종 본다.
자녀 이야기를 경청하고 자녀가 실수할 때 몰아치지 않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아야 자녀 자존감이 높아진다. 부모와 자녀 간 신뢰를 형성하고 자녀 자존감을 높이는 가정이 늘어나 청소년 비행이 줄어들길 기대해 본다.
마상칠(대전보호관찰소 조사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