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후배·부모도 “담배 끊어라”… 팀 러닝훈련서 고전하자 잇따라 “금연” 조언

입력 2013-02-15 23:00

청운의 뜻을 품고 미국 프로야구로 진출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류현진(26)이 때 아닌 체력·흡연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류현진은 1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벌맥 랜치 스타디움에서 가진 팀 스프링캠프 사흘째 훈련 중 달리기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날 구장 인근 약 1마일(1.6㎞)을 도는 크로스컨트리에서 약 40명의 투수 중 최하위에 그친 류현진은 이날은 악명 높은 ‘폴 투 폴’(pole to pole) 달리기에서도 마지막에는 조깅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류현진은 4회 왕복으로 이뤄진 훈련에서 두 번째 왕복까지 선두권을 유지했으나 3번째 왕복 레이스에서 후미로 처지더니 4번째 왕복 코스에서는 전력질주 대신 가볍게 뛰는 것으로 훈련을 마쳤다. 류현진은 전날 정식 훈련을 앞두고 가진 팀 단체 러닝 훈련에서 운동장 한바퀴를 남기고 전열을 이탈해 낙오했다. 25명의 선수 중 낙오한 선수는 류현진 뿐이었다. 이에 현지 언론에선 러닝에 약한 이유로 흡연을 거론하고 있다.

류현진은 이에 불쾌한 반응이다. “흡연이 죄지은 것이냐. 신경 쓰지 않겠다. 뛰는 체력과 공 던지는 체력은 다르다”며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 류현진의 흡연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건강에 해로운 것은 차치하고라도 현지에서 실제 체력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133경기)에 비해 미국 프로야구는 무려 162경기를 치를 뿐 아니라 이동 거리도 큰 차이가 난다. 류현진은 “후배 안승민에게 금연을 하라는 문자를 받았다. 부모님도 끊으라고 하신다”고 전했다.

한편 류현진은 이날 스프링캠프에서 첫 불펜 투구를 소화했다. 오른팔 투수 잭 그레이키와 불펜에 오른 류현진은 팀의 주전포수인 A.J 엘리스를 앉혀 두고 직구, 커브, 체인지업을 위주로 공 40개를 던졌다. 처음으로 손발을 맞춘 류현진과 엘리스는 불펜 투구를 마친 뒤 가볍게 끌어안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류현진은 “캠프 시작 후 첫 등판이었는데 느낌이 괜찮았다. 직구 제구가 잘됐다”고 만족했다. 류현진의 투구를 지켜본 돈 매팅리 감독도 “투구 자세가 매우 부드럽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류현진은 이날 구단으로부터 가장 큰 헬멧과 함께 33.5인치 방망이를 지급받았다. 서양인 머리 형태에 맞춰진 헬멧은 머리에 맞지 않아 아예 들어가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은 모든 투수들이 헬멧 대신 모자를 쓰고 티배팅 타격훈련을 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