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업에 욕설 논란… 팬 내쫓는 프로농구
입력 2013-02-15 23:01
프로농구가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어수선하다. 불꽃 튀는 순위싸움을 해야 하는 시기에 일부 팀들의 ‘태업’이라는 기상천외한 사건이 발생한 데다 욕설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프로농구 6위권에는 서울 삼성, 부산 KT, 창원 LG, 원주 동부 등 무려 4팀이 포진해 있다. 6위 자리는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노선인 만큼 예년의 경우 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당장 올해 성적보다 다음 시즌 신인 드래프트 상위 지명권을 더 염두에 둔 일부 팀들의 행태가 도드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일부 구단에선 전반에 큰 활약을 한 선수를 승부처에서 빼거나 후보 선수를 기용해 역전패한 사례가 종종 나오고 있다. 6강에 진출해 플레이오프에서 상위권 팀들의 들러리를 서느니 차라리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뽑을 확률이 23.5%씩 주어지는 7~10위로 내려가겠다는 것이다. 특히 다음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는 경희대를 대학 최강으로 이끈 김종규, 김민구, 두경민 등 ‘빅3’가 나온다.
결국 한국농구연맹(KBL)은 일부 구단의 이 같은 행태에 칼을 빼들었다. KBL은 최근 ‘프로농구 경기력 강화를 위한 입장’을 발표하고 “현행 드래프트 방식을 개선하는 등 다각적인 부분에서 경기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13일 열린 SK와 KT 경기에선 선수가 상대팀 코치에게 욕설을 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날 경기는 통신사 라이벌전으로 경기 내내 선수들 사이에 마찰이 발생했다. 결국 SK가 큰 점수 차이로 진 직후 KT 김승기 코치가 상대팀 선수 김민수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SK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가 한국말로 김 코치에게 욕을 한 장면이 카메라에 그대로 잡혔다. KT는 비디오 자료를 수집, KBL에 제출해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한 상태다. KBL은 조만간 재정위원회를 열고 헤인즈의 욕설 사건과 당시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던 선수 등에 대해 징계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한편, 1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에선 SK가 전자랜드를 85대 76으로 이겼다. 선두 SK는 34승7패를 기록, 2위 모비스(28승13패)와의 승차를 6경기로 벌렸다. KT는 동부와의 원정 경기에서 68대 49로 이겼다. 7연패 늪에 빠진 동부는 16승26패가 되면서 공동 8위에서 단독 9위로 밀려났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