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차 핵실험 파장] “북한은 우리의 방화벽 아니다”… 中 ‘완충지대 역할’ 회의론 대두

입력 2013-02-14 22:37

중국은 북한을 전략적 방화벽으로 삼아서는 안 되며 북한을 전략적 동맹국으로 간주해서도 안 된다는 주장이 중국 내에서 나왔다. 이러한 주장은 주류를 이루는 중국 내 시각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북한 핵실험 이후 북한의 완충지대 역할에 대해 회의론이 제기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군사전문 사이트인 환구군사망(環球軍事網)은 13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온라인 통신사인 중국평론신문망에 실린 한 군사평론가의 글을 전재했다.

이 평론은 “북한이 제멋대로 도발행위를 함으로써 중국의 국제적 이미지에 심각한 손상을 입혔다”며 “중국은 동북아 지역의 전략적 균형자로서 아주 수동적인 처지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어떤 상황에서도 북한을 중국의 방화벽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평론은 “중국은 미군의 한반도 주둔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한반도 통일이 중국에 커다란 위해가 될 것이라는 걱정도 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북한이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키면 중국은 어쩔 수 없이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책이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평론은 특히 “미국이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에 대해 무력 타격을 포함한 제재를 추진한다면 중국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은 기권”이라면서 “안보리가 만약 군사제재 방안을 통과시킨다면 북한은 그냥 앉아서 화를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구군사망은 앞서 12일에는 “북한은 중국이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카드가 아니다”며 “중국은 오히려 북한이 사용하는 카드가 돼 버렸다”고 밝힌 ‘중국군사’ 잡지의 편집인 우거(吳戈)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이 글은 “중국과 북한 사이는 근본적으로 핵 보호의 관계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