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저가항공사들 “日 시장 잡아라”

입력 2013-02-14 22:20

일본 항공시장을 놓고 아시아권 저가 항공사들의 ‘공중전’이 치열하다.

저가 항공의 격전지로 불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과 중국, 싱가포르 등지의 저가 항공사들이 일본 저가 항공 시장의 잠재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

14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은 전체 항공수요 중 저가 항공의 점유율이 낮아 사업 확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첫 저가 항공사가 등장했던 일본에서는 향후 10년 동안 저가 항공의 점유율이 40%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일본 저가 항공사들은 노선망 확충 등 ‘앞마당’ 사업기반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지난달 31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세계 저가 항공사 회의’에서도 최대 관심사는 단연 일본시장이었다. 일본 업계 관계자가 “이만큼 일본이 화제가 된 것은 처음”이라는 반응을 보일 정도였다.

현재 아·태 지역에서 저가 항공이 차지하는 비율은 24%로 가격에 민감한 지역 이용자들의 성향을 고려할 때 이 수치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일본 정부도 경제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현재 3% 전후인 저가 항공의 시장점유율을 2020년까지 25%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일본 주변국 저가 항공사들의 움직임은 더없이 분주해졌다. 싱가포르의 스쿠트 에어웨이는 도쿄 나리타 노선에 이례적으로 중대형 항공기 B777(402인승)을 투입했고, 연내 간사이 공항 신규 취항도 검토하고 있다. 한국의 제주항공도 2015년까지 나리타와 삿포로 등지로 신규 노선을 확대할 예정이다. 중국의 춘추항공은 중·일 갈등이라는 위험 요소에도 불구하고 일본 시장에 뛰어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일본에서는 전일본공수(ANA) 계열의 피치항공이 간사이 공항에 이어 오키나와 나하 공항을 제2거점으로 설정하는 등 해외 저가 항공사들과의 경쟁태세에 돌입한 모습이다. 에어아시아재팬도 오는 3월부터 일본 내 ‘공백지역’인 주부(中部) 국제공항을 기반으로 신규 노선을 취항한다.

오다기리 요시노리(小田切義憲) 에어아시아재팬 사장이 ‘군웅할거의 전국시대’로 묘사한 아시아 하늘의 치열한 경쟁에 대해 항공 애널리스트 스기우라 가즈키(杉浦一機)는 “사업의 승부를 가르는 것은 저운임이 아닌 차별화 전략”임을 강조했다고 산케이신문은 덧붙였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