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차 핵실험 파장] 北 “침략자 맞서 ICBM 보유할 것”… 대놓고 對美 협박
입력 2013-02-14 22:42
북한이 3차 핵실험 강행에 이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보유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간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를 ‘평화적 위성발사’라고 주장해온 노동당기관지 노동신문은 14일 기존 태도를 바꿔 직접적으로 ICBM을 언급했다.
노동신문은 ‘시간이 증명할 것이다’라는 제목의 정론에서 “제국주의가 핵무기를 잡으면 우리도 핵무기를 잡아야 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하면 우리도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에서 노동신문의 정론은 정책 방향이 담기는 가장 권위 있는 글이다. 이번 핵실험을 통해 소형화·경량화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북한이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ICBM까지 보유하겠다며 본격적으로 미국을 압박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설은 “우리의 핵 억제력은 지구상 그 어느 곳에 있든 침략의 본거지들을 정밀 타격해 일거에 소멸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위협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12일 장거리 로켓(미사일) 은하 3호의 시험발사를 통해 ICBM에 근접한 장거리미사일 기술을 과시했다. 국방부가 은하 3호 로켓 잔해를 분석한 결과 북한은 500㎏의 탄두를 1만㎞ 이상 날릴 수 있는 로켓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됐다. 이 때문에 군사 전문가들은 조만간 북한이 미국 본토를 겨냥하는 ICBM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기는 재진입체 기술 확보 여부에 달려 있다. 북한은 이미 사거리 3000㎞가 넘는 중거리 미사일 무수단을 실전배치했다. 미사일 탄두가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고온을 견딜 수 있는 기술은 일부 확보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ICBM은 대기권 재진입시 중거리 미사일보다 훨씬 빠른 마하 20의 속도를 내 6000∼7000도의 고열을 견뎌야 한다. 국방대학교 권용수 박사는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현재의 기술발전 속도를 감안하면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핵실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장거리 미사일 기술 완성도를 단기간에 높이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3차 핵실험이 실시된 함북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서쪽 갱도 입구는 멀쩡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능 핵종 포집 등을 막기 위해 갱도를 견고하게 건설했다는 분석이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