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LG, 美 홀랜드공장 개점휴업에 ‘좌불안석’
입력 2013-02-14 18:05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시 LG화학 전기차용 배터리공장은 2010년 기공 때만 해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의 증거”라며 치켜세운 곳이다. 하지만 이 공장은 가동 예정 시점인 지난해 중순을 넘겨 현재까지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전기차 시장이 예상만큼 성장하지 못하면서 양산 시기가 계속 미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공장 건설 비용의 절반인 1억5000만 달러를 지원한 미 정부의 결정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대선 당시 공화당 밋 롬니 후보는 “오바마 정부의 실패한 정책”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대선 후 잠잠해졌던 논란은 미국 에너지부의 그레고리 프리드먼 감사가 13일(현지시간) 공장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다시 점화됐다. 감사보고서는 “공장에서는 직원들이 영화나 비디오게임을 즐기거나 지역단체 봉사활동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일자리 창출도 기대 수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생산도 시작되지 않아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 공장으로부터 배터리를 구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국민 세금으로 공장을 지원했지만 관리가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결론을 낸 것이다.
LG화학은 14일 감사보고서에 대해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공장 직원들에게 실내 교육과 실외 실습을 제공하고 있고, 생산이 시작될 때를 대비해 설비 정비와 보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공장 가동 시점에 대해선 명확히 밝히지 못했다. LG화학 측은 “자동차 배터리 시장의 수요가 충분히 회복되면 생산 시설을 증설하고 직원 수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