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대화 재개해야 안보위기 극복 가능”… NCCK 화해통일위, 한반도 평화통일 심포지엄
입력 2013-02-14 18:01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한반도가 심각한 안보위기를 맞은 가운데 14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화해통일위원회 주최로 ‘한반도 평화통일 심포지엄’이 열렸다. 참석자들은 대북 제재만으로는 안보위기를 극복할 수 없으며 다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보혁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HK연구교수는 ‘군비증강과 한반도 전쟁억지력’에 관해 발제하면서 “비핵화를 실현해나갈 제1원칙은 6자회담에서 이룬 9·19 공동성명에 따라 북한의 핵 포기와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을 병행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에 따르면 지난 5년은 남북대화가 단절됨으로써 북한에 핵 능력을 강화할 시간을 벌어준 셈이 됐다. 따라서 실종된 비핵화 대화를 살려내고 협상 분위기를 만들어 평화외교를 다시 가동시켜야 한다는 것이 서 교수의 주장이다.
북한은 재래식 군사력과 국방비 측면의 열세를 만회하고 체제 안전을 도모한다는 명분으로 핵무기를 개발 중이다. 그리고 이는 주변국이 군비를 증강하는 빌미가 되고 있다. 서 교수는 “누군가 선도적으로 군비를 축소하고 평화·협력을 주도할 때만 이 같은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며 “북한보다 안정된 남한에서 먼저 군비경쟁의 고리를 끊어 평화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태 안동대마방직 회장은 ‘남북경협의 문제점과 전망’에 관한 발제자로 나서 “남북교류 23년을 돌아보면 남북경제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것은 정부 차원의 대북지원보다 상호주의 원칙에서 출발한 민간경협”이라며 “대북 진출 기업인들을 원상회복시켜야만 한반도에 미래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2005년 ‘평양 소재 남북합영기업 1호’인 평양대마방직을 창업하는 등 대북사업에 열정을 쏟았으나 남북관계 경색 장기화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는 “평양대마방직도 중국 기업으로부터 인수 제의를 받는 등 민간경협 중단으로 북한의 중국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변방 도시의 작은 공단(개성공단)과 관광지(금강산)가 남북경협의 중심축으로 과포장돼 있다”며 “북한 내륙 민간경협이 핵심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참여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 2명도 강연자로 나왔다. 이재정 전 장관은 “한국교회의 통일운동은 지도자·진보인사 중심에서 벗어나 저변이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종석 전 장관은 “북한에 대해 감정적인 화와 냉철한 행동을 조화시키는 데 있어 교회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