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고신 미조직교회 목회자 1233명에 물어보니… 2명중 1명, 부채 등 부수적 문제에 허덕
입력 2013-02-14 18:00
미조직교회 목회자 2명 중 1명은 빚 청산 등 목회의 부수적인 문제 해결에 허덕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조직교회는 목사와 부목사, 장로 등으로 구성된 ‘당회’ 조직이 없는 교회로 상당수 농어촌 및 미자립교회가 이에 해당된다. 예장고신총회(총회장 박정원 목사)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의 ‘건강한 고신교회 건설을 위한 2012 미조직교회 현황 기초조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이신철(선교학) 고신대 신대원 교수 등이 미조직교회 목회자 등 12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응답자들은 ‘교회 예산 편성에 역점을 두는 항목’으로 ‘교회시설 및 환경개선’(27.5%)’과 ‘부채 및 이자상환’(21.6%)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교역자 복지(12.6%)와 선교(10.8%), 구제(9%) 등 순이었다.
다시 말해 미조직교회 목회자 중 절반 정도(49.1%)는 선교나 구제 등 1차적인 목회 본연의 사역보다 교회시설 유지·보수나 부채 상환 등 목회의 부수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급급해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경향은 성도들에 대한 담임목사의 요구사항에서도 드러난다. ‘담임목사가 성도들에게 바라는 것’에 대한 질문에서 응답자들은 ‘교회 운영 적극협력’(39.9%)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교회 출석(20.8%)과 성도 간 화목(16.7%), 전도(11.3%), 봉사(4.8%), 헌금(0.6%) 등 순으로 답했다. 담임목사의 부채비율은 58.2%, 목회자 사모가 직업을 갖고 있는 비율은 26.6%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의 연령은 50대가 40.8%로 가장 많았고, 40대(30.7%)와 60대 이상(27.3%)이 뒤를 이었다.
1952년 302개 교회로 출발한 고신교단은 지난해 말 현재 1781개 교회를 둔 중견 교단으로 성장했다. 이 가운데 미조직교회는 832곳으로 전체 교회의 46.7%에 달한다. 2007년 제57회 총회 때부터 ‘3000교회 백만 성도’ 운동을 시작한 고신 교단은 이달 초 현재 교회 152곳을 개척한 데 이어 2027년까지 미조직교회 비율을 30%대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고신총회는 또 미조직교회를 지원하기 위해 목회자 최저생활비 기금 마련, 개척교회 파견전도사제 및 개척교회 인턴제 개설, 미조직교회 개척 사역자(사모 포함) 상담프로그램 운영 방안 등을 연구 중이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