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 2013년 들어 절세상품에 10조 넣었다

입력 2013-02-14 22:18

‘슈퍼리치’(고액 자산가)들이 최근 40여일 만에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 강화를 피하기 위해 10조원을 절세 금융상품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은 올해 들어 보험에 6조원, 은행·증권·상호금융 등에 4조원이 유입된 것으로 14일 추산했다. 상품별로 즉시연금 4조원, 일시납 저축성보험 2조원, 유전펀드·브라질국채 1조5000억원, 월지급식 주식연계증권(ELS) 2조원, 신용협동조합·새마을금고 예탁금 5000억원 등이다.

이 같은 뭉칫돈 이동은 세법 개정 때문으로 분석된다. 개정된 세법 시행령이 공포되는 15일부터 금융소득종합과세 면제 상한은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낮아진다. 목돈을 넣고 매달 연금을 받는 즉시연금은 상속형 상품을 10년 이상 유지할 때 1인당 2억원까지만 비과세된다.

즉시연금은 지난해 말부터 세법 개정 전에 가입하려는 사람들이 몰렸다. 삼성생명 등 주요 생명보험사는 최근 은행 창구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삼성생명은 이달 들어 이틀 만에 은행 창구에서만 즉시연금 6000억원을 팔았다. 이 금액은 지난해 하반기 보험업계 전체의 월 판매 규모다.

5억∼10억원의 목돈을 넣고 10년 후 원금과 이자를 받는 일시납 저축성보험에는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평소보다 4배 늘어난 2조원가량이 몰렸다. 자본 차익이 비과세되는 브라질 국채도 평소보다 6∼7배가량 많이 팔렸다.

지난달 말 투자자 모집을 끝낸 ‘한국투자 패러렐 유전 해외자원개발펀드’에는 목표액(4000억원)의 배가 넘는 9400억원이 유입됐다. 유전펀드는 액면가 3억원 이하에 배당소득세 5.5%만 물리는 분리과세 상품이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