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랭지배추, 2090년엔 못 먹을듯
입력 2013-02-14 17:54
우리나라에서 현재 추세로 기후변화가 이어지면 2090년에는 고랭지배추를 먹을 수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농촌진흥청은 14일 ‘농업용 미래 상세 전자기후도’를 발표하고 “현재 추세대로라면 21세기 말 우리나라는 현재보다 평균기온이 6도 증가한다”며 “6∼8월 평균기온이 서늘한 강원도 평창 등 고랭지 배추 재배지역이 급감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농업용 전자기후도는 농업에 필요한 기후모형을 반영해 월최고기온, 월최저기온, 월평균기온, 강수량 등을 2011년부터 2099년까지 10년 단위로 예측한 지도다.
농진청 분석결과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되면 현재 7449㏊인 고랭지배추 재배면적은 2020년 4516㏊, 2050년 256㏊로 줄어들고 2090년에는 완전히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온실가스를 꾸준히 줄여도 2090년 고랭지배추 재배면적은 242㏊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 100년 동안 세계 평균기온이 0.7도 상승하는 동안 우리나라는 1.5도가 오른 만큼 온난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배추는 서늘한 기온에서 잘 자라는 작물이다. 특히 고랭지배추는 기상조건에 민감해 조금만 날씨가 변해도 생산량이 급감하는 특징이 있다. 2010년에도 폭염과 폭우 등 이상기온으로 고령지에서 재배한 여름배추 생산량이 줄어 배추가격이 급등했다.
이에 비해 연평균기온이 높은 남해안과 제주도에서 재배되는 난지형 마늘은 재배면적이 대폭 늘어난다. 농진청은 난지형 마늘 재배면적이 2050년에는 남부지방의 동해와 서해 해안지대까지, 2090년에는 산악지역을 제외한 남부지방 전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종=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