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 전진 누가 막을까… 호주오픈 1R 10언더 단독1위
입력 2013-02-14 17:47
아마추어 골프천재는 ‘골프여제’ 앞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이글 1개에 버디는 무려 11개. 보기 3개가 아쉽긴 하지만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개막대회에서 아마추어가 적어낸 스코어로는 이보다 더 환상적일 수 없었다.
뉴질랜드 교포인 여고생 리디아 고(한국명 고보경·16)는 14일 호주 야라물라의 로열 캔버라GC(파73·6679야드)에서 개막된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총상금 120만 달러)에 아마추어 초청선수로 출전, 첫날 10언더파 63타로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2위 마리아 유리베(콜롬비아)와는 1타차. 게다가 리디아 고(30위)는 세계랭킹 1위인 청야니(대만), 자신의 우상인 미셸 위(미국·66위)와 동반플레이를 펼친 가운데 일군 성적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청야니는 아마추어의 겁먹지 않는 플레이에 5언더파 68타(공동 8위)로 밀려났고, 미셸 위는 1오버파 74타(공동 99위)로 무너졌다.
10번홀에서 티오프를 한 리디아 고는 첫홀에서 긴장한 탓인지 보기로 출발했다. 하지만 재빨리 마음을 다잡고 2번홀부터 4개홀 연속 버디를 뽑아내며 동반자들을 따돌렸다. 15번홀(파5)에서 이글을 성공시켰을 때 청야니와는 2타차, 미셸 위와는 무려 5타차를 벌였다. 17, 18번홀에서 역시 연속버디를 챙긴 리디아 고는 전반에만 6타를 줄이며 일찌감치 선두권에 이름을 올렸다.
후반 들어서도 그의 샷은 더욱 정교해졌다. 2번홀부터 3개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청야니를 주눅 들게 한 리디아 고는 결국 후반에 4타를 줄여 10언더파로 1라운드를 마쳤다.
청야니는 자신의 트위터에 “리디아 고는 오늘 12∼13언더파도 충분히 칠 수 있었다. 그녀는 완전히 나를 압도했다”며 “미셸과 나는 ‘꿈의 스코어(59타)’가 작성되는 역사적 순간을 지켜보는 줄 알았다”고 소감을 솔직하게 밝혔다.
리디아 고는 드라이버 거리(244.5야드)에서 청야니(258.5야드)에 뒤졌을 뿐 페어웨이 적중률(85.71%)에서 청야니(35.71%)를 압도했다. 또 퍼트수에서 청야니(30개) 보다 무려 9개나 적은 21개를 기록, 절정의 퍼팅감을 보였다. 리디아 고는 지난 10일 ISPS 한다 뉴질랜드 여자오픈 골프대회에서 15세8개월17일의 나이로 우승, 유럽여자프로골프 최연소 우승 기록을 경신하며 이번 대회에서 선전을 예고한 바 있다.
타이거 우즈의 조카인 샤이엔 우즈(미국)와 동반 플레이를 펼친 신지애(25·미래에셋)는 8언더파 65타로 단독 3위에 올랐고 신예 이미향(20·볼빅)은 7언더파 66타로 공동 4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