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살해범 “‘할 일 있어서’ 자수 안 했다”

입력 2013-02-14 21:18
[쿠키 사회] 아파트 ‘층간 소음’을 이유로 윗층사람을 살해하고 도주했다가 13일 저녁 검거된 김모(47럽釉?樗? 씨는 층간 소음 문제로 평소 윗층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고, 설 연휴 때 다시 윗층에서 소음을 일으키자 평소 차량에 가지고 다니던 식칼로 우발적으로 피해자들을 찌른 것으로 밝혀졌다.

14일 서울 중랑경찰서에 따르면 김 씨가 범행에 사용한 식칼은 지난해 3월 채권 채무 관계로 법적 다툼이 있던 지인 정모(54)씨를 위협하기 위해 승용차 트렁크 가방에 보관하고 다니던 것이다. 김 씨는 지난 2009년 정 씨에게 2500만원을 빌린 뒤 갚지 않아 법적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1년부터 서울 청담동의 한 주점에서 대리운전 기사로 일해 온 김씨는 이곳에서 내연녀 장씨를 만났다. 그는 장씨의 차량을 이용해 대리운전을 했고, 범행 당일 식칼도 장씨의 차량 트렁크에 있었다.

김씨는 범행 후 집으로 올라가 옷가지를 챙겨 장 씨의 차를 타고 신림동으로 이동했고, 지인에게 전화해 강서구청 인근 술집에서 만나 술을 마셨으며 이튿날 오전 2시까지 노래방에서 유흥을 즐기기도 했다.

김씨는 범행 후 휴대전화 전원을 끈 채 공중전화를 이용했다. 신림동과 장지동, 의정부, 부천 등으로 옮겨 다닌 김 씨는 도피자금이 바닥나자 12일 교대역 인근 공중전화로 근무하던 주점에 연락해 그동안 받지 못한 월급 70만원을 계좌이체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김씨는 방학동에서 10여년 전에 일했던 사무실로 찾아가 등산하다 오는 길에 들렀다고 하면서 전화기가 없으니 잠시 쓰자고 해 다시 한번 전 근무지에 전화해 계좌이체를 요구했다.

김 씨는 석계역 부근에서 지인에게 전화해 술을 마시다 면목동 살인 사건은 자신이 저질렀다고 말했고 자신은 할 일이 있어서 자수를 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의정부 근처 찜질방에 은신한 김 씨는 13일 오후 4시쯤 의정부에서 버스로 수원역 부근에 도착, 다시 한번 월급 입금을 공중전화를 이용해 요구하다 추적 중인 경찰에 검거됐다.

한편 경찰은 김 씨가 도피 중 지인들에게 전화나 직접 만난 자리에서 자수를 하지 않는 이유로 “할 일이 있다”는 말을 반복한 것과 관련, 금전 문제로 법적 다툼이 있는 정씨에 대한 위해를 암시하는 것으로 보고 관련자에 대한 신변보호에 나서기도 했다.

김씨는 설 연휴 첫날이었던 지난 9일 내연녀 장씨의 동생이 사는 서울 중랑구 면목동의 한 아파트에서 층간소음 문제로 윗집 노부부의 30대 아들 형제와 다투다 이들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