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교회 개척한 탈북민 손정열 전도사, “통일 일꾼 양성 ‘남북평화’ 가교 되겠다”
입력 2013-02-14 17:15
탈북민 손정열(39) 전도사는 요즘 서울 창전동에 ‘성지에서온교회’를 개척, 교회부흥을 시키겠다는 열망으로 가슴이 뜨겁다.
손 전도사는 지난 1일 홍익대 부근에 탈북민 및 남한 성도들이 함께 신앙생활을 할 132㎡(약 40평) 규모의 예배 공간을 계약했다. 탈북민과 남한 성도 등 10여명은 오는 17일 오후 5시 교회 창립예배를 드린다. 이 공간 마련은 서울 저동 영락교회(이철신 목사)가 든든한 후원자로 나서주어 가능했다.
“성지에서온교회에서 ‘성지(聖地)’는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성경에서 말하는 성지이고 또 하나는 북한의 평양을 의미합니다. 1907년에 일어났던 평양대부흥의 그 열정적이고 숭고한 신앙정신을 계승하려고 합니다.”
손 전도사는 비록 시작은 미약하나 가까운 미래에 부흥 성장하는 교회가 되고, 또 통일 일꾼을 양성하고 남북평화운동에도 앞장서는 교회가 되길 기도하고 있다.
손 전도사는 탈북한 뒤 중국 등에서 5년간 전전하다 2004년 남한에 왔다. 북한에서 직장생활을 했지만 식량난으로 두만강을 건너야만 했다. 중국 공안에 붙잡혀 북송을 당하는 고초도 겪었다. 손 전도사는 평범한 북한사람처럼 무신론자였다. 그러나 중국 창춘에 있을 때 우연히 교회라는 곳이 궁금해 조선족교회를 갔다가 신앙을 갖게 됐다.
“난생 처음으로 신앙생활을 해보니 마음이 편했습니다. 하나님이 아버지인 게 너무 좋았고 성경을 열심히 읽고 기도하면서 하나님이 살아계신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습니다. 특히 강제 북송돼 조사를 받으면서 남한에 가면 신학을 공부해야겠다고 결심했지요.”
그는 이제 ‘대한민국 국민’이자 ‘전도사’이다. 힘든 탈북 과정에서의 첫 신앙을 기억하고 장로회신학대학교 학부와 대학원에서 7년간 신학을 열심히 공부했다. 영락교회에서 전도사로 3년간 사역하기도 했다.
손 전도사는 “교회를 아름답게 꾸며준 영락교회 북한선교부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하나님의 사랑과 기독교 정신에 입각해 열심히 사역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목회자가 되는 것이 목회비전이자 꿈이라는 그는 “탈북자들의 인권과 복지에도 더욱 관심을 가져 주고 무엇보다 편견을 갖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