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가가 뽑은 작품&사랑받은 장편… 창비아동문고 대표동화 발간
입력 2013-02-14 16:45
창비아동문고는 36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아이들이 읽는 책이라면 세계명작동화전집 정도뿐이고, 단행본 창작 동화가 전무하던 시절인 1977년 창비가 이원수 동화집 ‘꼬마 옥이’를 낸 건 당시 출판계에 하나의 사건이었다. 그렇게 한 권 한 권 낸 창작동화가 어느새 270권이 됐다.
창비는 그 중 35권을 골라 ‘창비아동문고 대표동화’ 선집을 최근 발간했다. ‘창비아동문고 대표동화’는 아동문학평론가들이 뽑은 동화집 10권과 가장 사랑받은 장편동화 25권 등 모두 35권으로 구성돼 있다.
동화집 10권에는 최초의 창작동화로 알려진 마해송의 ‘바위나리와 아기별’(1923)부터 권정생의 ‘강아지똥’(1969), 신예 김민령의 ‘나의 사촌 세라’(2012)까지 문학사적으로 의미 있는 작가 50명의 작품 81편을 엄선했다.
장편동화 25권은 창비의 어린이 문학상인 ‘좋은 어린이책’ 수상작과 추천·권장 도서를 중심으로 선정했다. 6·25전쟁 직후의 삶을 다룬 권정생의 ‘몽실 언니’, 베스트셀러 동화 김중미의 ‘괭이부리말 아이들’, 황선미의 판타지 동화 ‘샘마을 몽당깨비’,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김남중의 ‘기찻길 옆 동네’ 등이 담겼다.
선정에 참여했던 아동문학평론가 원종찬 인하대 교수는 “일제시대부터 시작된 아동문학의 좋은 전통이 분단을 거치며 1970년대 권위주의 정권 하에서 사장된 측면이 있었다”며 “창비는 그 불모지를 개척하면서 특히 아동문학은 ‘아름다워야 하고 도덕과 교훈을 담아야 한다’는 통념을 깨고 아이들이 처한 현실을 반영하는 동화로 패러다임을 바꿨다”고 평가했다. 그는 “창작동화도 고전적 지위를 갖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