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학교 2013’이 낳은 예비 스타] 반항아 박흥수역 김우빈 “작품 끝나니 기분 좋은 꿈 같아”
입력 2013-02-14 16:44
조인성(32) 장혁(37) 임수정(34) 하지원(35) 배두나(34) 김래원(32)…. 현재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쥐락펴락하는 이들 톱스타에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KBS 2TV 드라마 ‘학교’ 시리즈를 통해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는 점이다. 1999∼2002년 시즌 4까지 만들어지며 인기를 끈 ‘학교’ 시리즈는 지금의 수많은 스타들을 길러낸 요람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만큼 지난해 12월 ‘학교’ 시리즈가 ‘학교 2013’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10년 만에 부활했을 때 사람들은 기대감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이번엔 어떤 인물이 스타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줄까.’ 전작들이 그러했듯 드라마는 지난달 28일 종영하기까지 스타로 성장할 수많은 재목들을 발굴해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우빈(본명 김현중·24), 서울 사간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한 박세영(25)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김우빈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모델이 되고 싶었다. 지방(전북 전주)에서 10대 시절을 보낸 만큼 패션업계와 관련된 일을 접할 기회가 드물었는데도, 모델이 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사춘기를 보냈다.
하지만 당시 그는 모델이 되기엔 체격이 별로였다. 중학교를 졸업할 무렵, 키는 이미 188㎝나 됐지만 몸무게는 60㎏도 안 됐기 때문이다. 살을 찌우기 위한 ‘살과의 전쟁’을 벌여야 했다.
“고등학교 때 하루에 계란을 한 판(30개)씩 먹었어요. 집에서 10개를 먹고, 책가방에도 20개를 넣고 다니며 계속 먹었죠. 그러다보니 결국은 10㎏ 넘게 살이 찌더라고요. 물론 운동도 병행했고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상경해 2008년 서울컬렉션 무대에 서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모델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좋은 모델이 되려면 연기력도 필요하단 걸 알게 됐다. 김우빈은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고, 2011년 ‘화이트 크리스마스’(KBS2)를 시작으로 배우도 병행하게 된다.
이런 그에게 ‘학교 2013’은 배우로서 크게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돼준 작품이었다. 그는 “작품이 끝난 지금 돌이켜보니 기분 좋은 꿈을 꾼 것 같다”고 말했다.
“촬영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다른 작품을 할 땐 쉬는 시간이면 차에 가서 잤는데, 이번엔 쉴 때도 배우들끼리 노느라 바빴죠. 스태프 분들이 ‘조용히 좀 하라’고 야단칠 정도였으니까요(웃음).”
극중에서 김우빈은 중학교 시절 주먹으로 이름을 날린 이른바 ‘짱’이자 고남순(이종석)과 진한 우정을 나누는 박흥수 역을 연기했다. 무엇보다 김우빈은 연기력에서 호평을 이끌어냈는데, 강한 카리스마와 절절한 눈물 연기는 출연 배우 중 가장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학교 2013’이 끝난 뒤 소속사에 인터뷰를 요청한 언론사가 30곳이 넘는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칭찬 해주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는 제 연기를 보면 아직 손발이 오그라들어요. 10년은 더 해야 제 연기를 편하게 볼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래도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를 굳이 꼽자면 고민을 많이 했기 때문인 거 같아요. 흥수가 어떤 인물인지에 대해 계속 상상했거든요.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제가 김우빈이 아닌 박흥수가 돼 있더라고요.”
강한 인상 때문에 그는 ‘학교 2013’ 출연 이전에도 지난해 인기리에 방영된 ‘신사의 품격’(SBS)에서 반항아 고교생 역할을 연기했다. 김우빈은 “비슷한 배역을 연거푸 선보여서 (계속 이런 캐릭터만 맡는 건 아닌지) 고민도 된다”며 “부드러운 인물도 연기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작품 속 ‘베스트 프렌드’였던 동갑내기 친구 이종석과는 실제 절친한 사이라고 했다. “종석이가 아닌 다른 배우랑 연기를 했다면 좋은 평가를 받긴 힘들었을 거예요. 저에게 정말 많은 도움을 준 친구죠. 촬영 끝날 때 얘기했어요. 너 아니면 내가 이만큼 해내진 못했을 것이라고.”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