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인간에겐 허구의 이야기 추구하는 본능 있다
입력 2013-02-14 16:48
이야기의 기원/브라이언 보이드(휴머니스트·2만7000원)
뉴질랜드 영문학자인 저자는 사회과학과 생물학, 예술사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동원해 인간 종은 생물학적으로 ‘지금 여기’를 넘어 지속적으로 사고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현실과 무관한 허구의 이야기를 말하고 들으려는 본능이 있다고 말한다. 즉 스토리텔링 본능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본능은 인간으로 하여금 조건과 현실의 제약에 더 유연하게 대처하도록 만들며, 동시에 유사한 환경과 조건을 지속·발전시키도록 만든다. 또한 사건이나 이야기를 구성하고 이해하도록 만들며 사회적 정보를 포함하는 픽션을 이끌어 낸다. 인간이 초사회성이라는 진화적 이행을 통해 예술과 문학의 형식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도 면밀히 추적한다.
그 사례로 든 작품이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와 닥터 수스의 ‘호턴이 듣고 있어!’이다. 3000년의 시차를 둔 두 작품은 스토리텔링의 역사적 과정의 처음과 끝에 해당한다. ‘오디세이아’를 통해선 우리가 당연시하고 넘어가는 스토리텔링 장치들이 3000년 전 인간의 사고와 예술을 토대로 어떠한 발전을 이룩해왔는지 설명한다. ‘호턴이…’에서는 이야기의 개별적 기원에 해당하는 분석을 한다. 스토리텔링과 같은 문화적 행동은 생존에 도움을 준다는 게 핵심이다. 남경태 옮김.
전정희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