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풍족하지만 불행한… 자본주의의 모순 비판
입력 2013-02-14 16:47
호모 이코노미쿠스/다니엘 코엔(에쎄·1만3000원)
평균 수명은 늘었다. 하지만 행복지수는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 전쟁과 전염병이 크게 줄었고, 개인이 쓸 수 있는 재화도 풍족해졌는데도 말이다. 현대 자본주의의 모순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프랑스 경제학자인 저자는 지금이야말로 개인 행복과 사회 발전의 상관관계를 근본적으로 검토해야 할 때라고 지적한다. 그가 주목한 개념은 호모 이코노미쿠스.
저자는 경쟁과 합리성으로 무장한 호모 이코노미쿠스가 지난 200년간 호모 에티쿠스(윤리적 인간)나 호모 엠파티쿠스(공감하는 인간)를 모두 쫓아버렸다고 말한다. 기업의 경우 상여금 제도 등을 앞세워 승자 중심의 서열화를 획책해 약자를 제거했다. 협력보다는 경쟁을 자극해 무한 증식의 방향으로 흘러갔다.
그러나 저자는 헌혈센터 사례를 들어 그러한 경쟁이 반드시 올바른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주장한다. 한 헌혈센터 소장이 헌혈 신청자를 늘리기 위해 헌혈하면 돈을 준다는 광고를 냈다. 그런데 오히려 광고 전보다 헌혈자가 줄어드는 결과가 발생했다. 도덕적 가치가 금전적 보상에 훼손된다고 느낀 사람들이 발길을 끊은 것이다. 따라서 경쟁보다 인간 본성에 내재한 협력과 도덕성을 바탕으로 개인 행복에 신경 써야 한다고 제안한다. 박상은 옮김.
전정희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