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0연승 전설’ 휠체어테니스 베르기어 은퇴… 장애인 체육 보급 운동 나설 계획

입력 2013-02-13 19:32

10년 동안 470연승을 기록한 여자 휠체어테니스의 절대강자 에스더 베르기어(31)가 은퇴한다.

네덜란드 출신의 베르기어는 13일(한국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내가 쌓은 기록이 자랑스럽지만 더 이상 선수생활을 지속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2003년 1월 30일 이후 지금까지 470경기에서 한 번도 진 적 없는 그는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4연패를 비롯해 120개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한 경기의 두 세트 12게임을 내리 이긴 ‘더블 베이글 게임’(2-0<6-0 6-0>)으로 완승한 경우도 95경기나 된다. 1999년부터는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연승 기록을 이어가는 동안 매치포인트를 허용한 것은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 결승전에서 대표팀 동료 코리 호먼을 상대로 단 한 번뿐이었다.

베르기어는 7살 때 선천적인 혈관계통 문제를 해결하려고 대수술을 받았다가 부작용 때문에 다리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됐다. 재활을 위해 휠체어테니스를 시작한 그는 선수로서 놀라운 업적을 쌓은 것은 물론 장애 어린이의 스포츠 활동을 돕는 데 앞장서 전 세계적인 존경을 받아 왔다. 그는 은퇴 후 네덜란드에 장애인 체육을 보급하는 운동에 힘쓸 예정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