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지역 지적장애학생들, ‘벽화 그리기’ 통해 세상과 소통
입력 2013-02-13 19:32
부산 기장지역 지적장애학생들이 개성이 듬뿍 담긴 ‘벽화그리기’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부산 병산리 기장장애인복지관에서 13일 만난 중학생 이모(15)군은 “벽화그리기 참 재미있어요. 빨리 다음 작품을 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이군을 비롯해 기장군에 있는 중·고교 특별학급에 다니는 지적장애학생 6명은 지난달 8일부터 기장군 서부리 스머프 어린이집 등 골목길 벽면에 동심의 세계를 표현한 벽화그리기 작업을 하고 있다. 이들은 높이 1m 길이 90m의 벽면에 화사한 꽃과 나비, 손을 잡고 있는 어린이들, 공룡나라 등을 정성껏 그렸다. 벽화 완성에는 보름 넘게 걸렸다.
이들의 독특한 개성과 특징을 살린 작품은 주민들로부터 “뭔가 다르다. 정말 색감이 풍부하다”는 등의 평가를 받고 있다. 일부 주민은 “꽃과 나비 등의 세부묘사력과 색상이 탁월해 마치 사진을 보는 것 같다”고 감탄했다.
학생들은 다음 달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어린이집 등에 벽화그리기를 준비 중이다. 학생들의 소망은 ‘벽화마을’을 만드는 것이다.
이들이 벽화그리기에 나선 데에는 이현정(41·여) 교사의 역할이 컸다. 이 교사는 복지관에서 진행된 겨울방학 미술수업 특강에서 이들의 숨은 끼를 발견했고, 복지관 복도에 전시한 학생들의 미술작품을 본 주민들이 벽화그리기를 제안한 것이다.
‘세 걸음’이라는 단체를 만든 학생들은 부산시교육청 특수교육지원센터로부터 벽화그리기에 필요한 재료비 등을 지원받았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