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 후반부(선조∼철종) 복본화 추진… 588책 7만9000여쪽 한지에 옮겨
입력 2013-02-13 19:15
국보 151호인 조선왕조실록의 후반부(선조∼철종)도 전통 한지에 본뜬 복본(複本)으로 만들어진다.
전북 전주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올해부터 3년간 18억원을 들여 선조에서 철종에 이르는 실록 588책을 원본과 똑같이 만드는 복본화사업을 추진한다고 13일 밝혔다. 무려 7만9000여쪽(면)을 한지에 옮기는 작업이다.
이 복본이 만들어지면 25대 472년에 이르는 조선왕조실록 전체가 처음으로 한지를 통해 재탄생하게 된다. 후반부 실록은 국가기록원에 있는 태백산본을 모델로 한다.
앞서 전주시는 지난해까지 4년간 15억원을 들여 전주시 경기전 내 전주사고(全州史庫)에 보관됐던 태조∼명종 조선왕조실록 614책, 5만3130쪽을 원본(原本)과 같은 부본(副本)으로 만들었다. 사용된 한지는 당시 제작을 맡은 장인들이 납품된 재료를 세밀히 분석하는 등의 방법으로 품질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과정을 거쳤다. 이번 후반부 작업도 내용 전달 중심의 인쇄가 아니라 실록 자체가 가진 한지의 물성을 재현하고 현대 첨단인쇄기술을 접목해 얼룩과 바란 상태까지 그대로 나타낼 계획이다. 한 관계자는 “50가지가 넘는 제작 과정을 거치게 돼 일반 책에 비해 2∼3배의 정성을 쏟아야 한다”며 “이번 작업을 통해 위대한 기록 문화유산의 복원작업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완성된 초반부 조선왕조실록 전주사고본 복본(複本)은 유물보험에 가입됐다. 전주시는 “복본은 10억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도난·화재·소실·훼손 등 보관 중 손실에 대비해 유물보험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