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28개 초등학교, 신입생이 한 명도 없다… 저출산·이농현상에다 작은 학교 기피 때문
입력 2013-02-13 19:14
전국 농어촌 지역을 중심으로 신입생을 받지 못하는 초등학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지역의 특수성을 살린 교육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13일 강원·경남도교육청에 따르면 강원도내 올해 초등학교 신입생 수는 모두 8만3187명으로 지난해보다 5681명 줄었다. 28개 학교는 아예 신입생이 없어 입학식을 치르지 못한다. 경남도의 올해 신입생은 2만9584명으로 지난해보다 1652명 줄었다. 신입생이 없는 초등학교는 9곳이다.
교육계 인사들은 이에 대해 저출산과 이농현상에다 작은 학교 기피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강원 인제초교 가리산분교 김신혜(27·여) 교사는 “입학예정 학생뿐 아니라 재학 중인 학생들도 다른 지역으로 전학을 해 올해 전교생이 2명에 불과하다”며 “더 큰 학교를 찾아 전학 가는 것이 학생수 감소의 주된 이유”라고 말했다. 강원 횡성둔내초교 덕성분교장 안진희(41·여)교사는 “올해 입학 예정인 학생이 있었지만 도심지 학교로 가면서 전교생이 달랑 1명뿐이라 제대로 된 수업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의 특수성을 살린 교육으로 오히려 학생수를 늘린 학교도 있다. 강원 평창의 면온초교는 2003년 전교생이 21명에 불과해 통합대상 학교로 거론됐다. 하지만 원어민 영어교육, 주변 리조트를 활용한 스키강좌, 골프, 바이올린 등 25개의 방과후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 수를 현재 160여명으로 늘렸다. 춘천 금병초교도 2011년 학생 수 50명에 불과했지만 현재 전교생이 140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100명 가량이 수도권에서 온 학생들이다. 친환경 농작물 현장체험 교육, ‘김유정 닮아가기’ 등 특화된 교육을 진행한 결과였다.
금병초교 서대식(60) 교장은 “전국 어디서나 가르치는 내용이 모두 똑같다는 것이 문제”라며 “도시, 산촌, 어촌 등 환경에 따라 학교의 운영을 특성화해야 작은 학교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원 춘천교대 노경주(56·사회교육과) 교수는 “천편일률적인 교육에서 벗어나 지역만의 특성과 장점을 살린 교육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며 “패러다임의 변화가 농어촌 지역의 작은 학교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