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백화점 폭파 협박범 검거

입력 2013-02-13 19:02

롯데백화점 전주점을 폭파시키겠다고 협박했던 범인이 일주일 만에 붙잡혔다. 전북 전주완산경찰서는 13일 오전 0시쯤 전주시 중화산동 백모(45)씨의 원룸 앞에 잠복해 있다가 산타페 승용차를 몰고 달아나려던 백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범행 동기와 공모여부 등을 추가 조사한 뒤 백씨에 대해 절도, 방화, 협박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지난 7일 협박 전화를 건 공중전화 부스 주변에 있던 산타페 승용차의 소유주를 추적해 백씨를 붙잡는 데 성공했다. 이 차량은 백씨 매형인 이모(52)씨의 소유로 당일 모닝승용차를 폭파시킨 효자공원묘지에서도 발견됐다.

백씨는 공중전화로 “롯데백화점 전주점을 폭파시키겠다”며 5만원권 10㎏(4억5000만원 상당)을 요구했다. 그는 당시 단순 협박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방송기자와 통화하며 백화점에서 3㎞ 정도 떨어진 효자공원묘지 주차장에서 모닝 승용차를 폭파했다.

경찰 조사결과 전과 19범인 백씨는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지난달 중순 경기도에 사는 70대 남성 이름으로 대포폰을 사들인 뒤 지난 4일 범행에 쓸 모닝 승용차를 전주시 평화동에서 훔쳤다. 백씨는 조선족으로 보이기 위해 조선족 명의의 대포폰을 추가 사용하고 어눌한 말투와 함께 조선족 범죄자들이 자주 쓰는 ‘5만원권 10㎏’이라는 무게 단위의 협상금을 요구했다.

백씨는 컴퓨터와 매형 명의의 스마트폰 등을 통해 ‘무선송수신기’ ‘중국 밀항’ ‘롯데협박범’ ‘축제라이브’(모닝 승용차를 훔친 술집)’ 등 관련 단어들을 검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백씨는 지난해 6월 출소한 뒤 한때 골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별다른 직업 없이 생활해 왔다. 백씨는 “어렵게 살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어 경찰은 그가 돈 때문에 범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백씨는 사건 초기 ‘자살사이트 운영자’라고 자처했지만 관련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