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차 핵실험 파장] 추가 핵실험 2월 14∼15일 최대 고비

입력 2013-02-13 22:39

우리 군 당국은 13일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동향 파악에 심혈을 기울였다. 북한이 전날 외무성을 통해 ‘보다 강도 높은 2차, 3차 연속조치’를 주장한 만큼 추가 핵실험 외에도 미사일 발사나 각종 무력 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국방부는 14∼15일이 추가 핵실험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민석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48시간에서 72시간 정도까지는 관찰해야 될 것”이라며 “이미 준비가 다 돼 있고 추가 활동 없이도 (추가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북한은 12일 오전 3차 핵실험을 했기 때문에 정치적·기술적 목적을 고려하면 이로부터 72시간 뒤인 15일까지가 추가 핵실험의 1차 마지노선이다.

북한은 이번 핵실험을 위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 갱도 2곳을 준비해 놨고, 3차 핵실험에서 사용한 갱도를 제외한 나머지 한 곳은 상시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다. 파키스탄의 경우 1998년 5월 이틀간 수차례 연속 핵실험을 했다. 연속 핵실험을 해야 핵탄두 소형화 및 경량화에 필요한 기술적 데이터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

김 대변인은 “북한이 플루토늄과 우라늄으로 나눠서 했다면 각각 1∼2차례 정도밖에 핵실험을 하지 않은 것”이라며 “파키스탄이 핵실험을 7번 해서 무기화한 것에 비하면 핵실험 횟수가 적다”고 말했다.

추가 핵실험 대신 신형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도 높다. 북한은 지난해 4월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을 맞아 사거리 5000㎞ 이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KN-08을 공개했었다. 올해 초에는 KN-08을 탑재한 이동식 발사대 차량의 이동 모습이 미국 정보위성에 탐지되기도 했다. 이 미사일은 아직 발사된 적이 없다. 한·미 정보당국은 현재 이동식 발사대 차량의 움직임을 집중 관찰하고 있다.

고농축 우라늄의 핵개발 시설을 공개하는 것도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추가 도발 방식이다. 이를 통해 3차 핵실험이 기존의 플루토늄탄보다 위협적인 고농축 우라늄탄 실험이었다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군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또는 휴전선 인근 화력 도발, 후방침투, 국가 중요시설 테러 가능성 에도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와 군 수뇌부가 무력 도발하면 즉각 응징한다는 강경한 의지를 거듭 내비치고 있어 북측이 국지 도발을 감행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이날 전면전을 언급하며 한·미를 향한 위협을 이어갔다. 조선중앙통신 논평은 “오늘의 조선반도 정세는 자그마한 우발적 사건에도 능히 지역 전체를 뒤흔들어 전면전쟁으로 전환될 수 있는 엄혹하고 첨예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