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차 핵실험 파장] “北, 핵무기 소형화할 능력 갖췄다”

입력 2013-02-13 18:17

북한이 중국과의 비공개 협상이 결렬되자 핵실험을 강행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13일 연합보 등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30일부터 중국과 비밀 담판을 벌였으며, 조건부 핵실험 연기를 협상카드로 들고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주말까지 계속된 줄다리기 끝에 양측은 합의점을 찾지 못해 결국 협상이 결렬됐고, 곧이어 북한이 핵실험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중국에 내건 ‘모종의 조건’이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연합보는 중국이 줄곧 핵실험에 반대했음에도 북한이 이를 무시한 것은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사실상 사라졌음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신문은 북한이 중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2월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북한이 중국과의 협상을 진행하며 특유의 위장전술을 통해 핵실험 준비를 계속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이 이미 소형 핵무기 제조능력을 갖췄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12일 “북한이 노동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을 만큼 핵무기를 소형화할 능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이번 핵실험에서 그 능력이 드러난 것 같다”고 밝혔다. 사거리가 1300㎞에 이르는 북한의 중거리 탄도 미사일에 장착 가능한 탄두중량은 700㎏이다.

연구소는 그러나 “북한이 미국 본토를 위협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실을 수 있을 정도로 핵무기를 소형화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실험과 핵탄두 폭탄 성능 강화, 탄두와 미사일 가동 안전성 개선 등의 과정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 조선노동당의 한 간부도 과거 핵무기 소형화와 장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해 구체적으로 발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이 노동당 간부는 지난 2011년 치안 관계자 대상 강연회에서 “우리나라의 핵무기는 5년 안에 소형화할 수 있다”면서 “무게 500㎏ 이하로 만들면 미사일에 실을 수 있기 때문에 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로버트 게이츠 전 미국 국방장관도 “북한이 5년 안에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ICBM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