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차 핵실험 파장] ‘핵실험’ 대응 전략… 軍, 북 선제적 타격수단 확보 과시, 핵 도발 봉쇄 압박

입력 2013-02-13 22:37


우리 군이 13일 북한 전역을 공격할 수 있는 타격 수단을 확보했다고 ‘과시’했다.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대응해 전략무기인 함대지 미사일과 잠대지 미사일의 실전배치 사실을 공개했다. 북한의 무모한 핵 도발을 억제하려는 의도다. 군 관계자는 “지대지 미사일 외에 전함과 잠수함 등 다양한 위치에서 발사할 수 있는 미사일을 확보했다는 것은 군의 공격 능력이 대폭 커졌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함대지 순항미사일과 잠대지 미사일 배치가 완료되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설을 원거리의 육상·해상·공중·수중에서 타격할 수 있게 된다. 전방위 중첩공격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특히 잠대지 미사일은 북한이 가장 두려워할 전략무기라고 군은 보고 있다. 북측 해역에 은밀하게 잠입한 잠수함이 언제 어디서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지 북측이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근접 지역에서 목표물을 5분 만에 타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군은 2017까지 기존 잠대지 미사일보다 성능이 뛰어난 초음속 잠대지 미사일을 개발해 실전 배치할 예정이다.

미사일 타격체계인 ‘킬 체인(Kill Chain)’의 조기 구축은 독자적인 탐지·타격 수단을 확보하려는 조치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신속하게 파악해 역공하는 적극 방어 개념이 담겨 있다. 킬 체인은 적의 미사일 발사 징후와 상황을 실시간 탐지해 식별·타격하는 공세적 방어시스템이다. 탐지에서 발사까지 통상 24∼30분이 걸린다. 군은 감시정찰 위성과 통신위성, 정보위성, 정찰기 등을 최대한 독자적으로 운용해 정보 능력을 향상시킬 예정이다. 군사위성 개발 계획을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타격 수단도 사거리 500㎞ 탄도미사일을 조기에 전력화하고 800㎞ 탄도미사일을 2015년까지 실전배치한다. 군사 전문가는 “미군에 의존했던 감시능력이 강화되면 킬 체인 소요시간이 줄어 적 미사일이 우리 영토로 들어오기 전에 타격할 수 있다”고 했다.

우리 영토에 들어온 적 미사일은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로 방어한다. 이 체계를 지휘할 탄도탄요격통제소(AMD-CELL)는 올해 안에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북핵 위협에 미군 전력이 가동되는 핵확장억제체제도 강화된다. 21일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한·미 확장억제정책위원회(EDPC) 회의에서는 선제타격 개념이 집중 논의된다.

하지만 이 같은 대응 태세의 실효성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북한이 위치 파악이 어려운 이동식 발사대를 이용해 기습발사하면 선제타격은 어렵다. 핵시설도 여러 곳에 분산돼 있어 동시에 타격하지 않는 한 반격을 막기 어렵다. 북한이 한 번에 수십 발의 미사일을 발사하면 방어할 방법이 없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