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6개부 장관후보 인선] 또 빠진 靑 비서실장… 朴, 선뜻 결정 못내리는 듯

입력 2013-02-13 22:35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청와대 비서실장 인선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8일 1차 인선 때 발표하지 못한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등 청와대 주요 인선이 13일 2차 발표에서도 제외되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안팎에선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은 장관 인선 발표 뒤 국민일보 기자와 만나 ‘청와대 인선이 제외된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확인해주기 힘들다”고 짧게 답했다. 하지만 인수위 관계자는 “비서실장 후보자 지명에 차질을 빚으면서 다른 청와대 인선도 함께 미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당선인 측에서 후보자로 지명했으나 당사자가 고사했다는 설이 유력하게 제기됐다. 후보자로 지명된 정갑영 연세대 총장이 ‘급이 안 맞는다’는 이유로 막판에 고사했다는 것이다. 정 총장 측 관계자는 “비서실장직을 제안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전례가 있어서 그런 말이 나오는 것 같은데, (총장이) 어떻게 비서실장으로 갑니까”라고 되물었다. 참여정부 시절 김우식 전 연세대 총장이 청와대 비서실장을 역임한 사실을 언급하는 것으로, 총리면 몰라도 비서실장은 격에 맞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 대학 교수 사이에서도 비서실장으로 가면 학교 명예에 오히려 누가 된다는 반대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앞서 정 총장은 인수위 측에 인사 검증을 위한 ‘개인정보제공동의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력 비서실장 후보로 떠올랐었다.

박 당선인이 적임자를 선뜻 결정하지 못해 늦어지고 있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비서실장의 업무가 정무와 보좌를 겸해야 하는 자리인 만큼 총리 인선보다 오히려 더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후보로 거론됐던 최외출 영남대 교수의 경우 비서형 인사인 점이 적합하나 정치 경험이 없는 점이 단점이고, 권영세 전 의원 등 자기 주장이 강한 정치권 출신 인사는 손발이 맞지 않을 우려가 있다는 설명이다.

인선이 늦어지면서 각종 추측이 계속 제기되자 당선인 측이 14일쯤 청와대 인선을 발표할 것이란 전망이 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