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6개부 장관후보 인선] 경기·서울고 출신 중용… 盧정부 때 전문 관료 발탁

입력 2013-02-13 22:35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발표한 2차 인선안은 정치권과 언론의 예상을 어김없이 빗나갔다. 청와대 비서실장과 일부 수석비서관이 발표되리라는 관측과 달리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은 6개 부처 장관 이름을 내놨다.

◇보안주의 위력, 일부 부처 구인난도=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아직 국회 계류 중이어서 이날 오전 11시 장관 발표 직전까지도 과연 장관 인선이 이뤄질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팽배했었다. 실제 발표 1시간 전까지 대변인과 당선인 비서실 인사들은 인선안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다. 일부 인사는 발표 30분 전까지도 청와대 비서실장이 포함될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공언했을 정도로 ‘철통 보안주의’의 위력은 셌다. 진 부위원장조차 명단을 통보받은 뒤 자신이 발표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말도 돌았다.

북한 핵 위기 상황에서 통일부 장관이 빠진 것을 두고 여러 관측이 흘러나왔다. 장관 교체 시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어 일부러 뺀 것 같다는 관측이 있지만 “적임자를 못 찾은 것 같다”는 얘기도 많았다.

◇서울고·成大 약진, 전문가 발탁=이번 조각에선 경기고와 서울고 출신이 약진했다. 경기고와 서울고는 1974년 고교 평준화 시행 전 경복고, 용산고와 더불어 서울의 4대 명문으로 불렸다. 김병관 국방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경기고 출신이고 서남수 교육부 장관,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서울고를 나왔다.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원장도 서울고 출신이다. 서울고 출신의 박 당선인 원로그룹 인사가 강력 추천했다는 얘기도 있다. 아울러 서 내정자와 유진룡 내정자는 행시 22회 동기이고, 유정복 내정자는 행시 23회다.

성균관대 출신의 발탁도 눈길을 끈다.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에 이어 황 법무장관 후보자도 성대 법학과 출신이다. 대통령직인수위 유민봉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와 안종범 고용복지분과 위원도 성대를 나왔다.

이번에 발탁된 인사들은 참여정부에서 차관 등 고위 공직을 거치며 전문성을 쌓은 인사들이 많다. 윤 후보자와 유진룡 후보자, 서 후보자가 대표적이다. 박 당선인이 야당 대표 시절 사사건건 대립했던 참여정부에선 잘나가다가 이명박 정부 들어 관가를 떠나 있었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들은 전문성을 인정받아 박 당선인이 대선을 준비할 때 몇 차례 모임 등을 통해 인연을 쌓았다고 한다.

◇친박(親朴) 입각 눈길, 지역 안배는 아쉬워=집권 초에 가급적 친박근혜계 인사를 쓰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친박 핵심인 유정복 의원이 발탁된 점도 눈에 띈다. 이 때문에 친박계 의원들의 추가 입각 가능성도 나온다.

‘지역별 안배’를 신경썼던 역대 정권과 달리 호남 및 충청권 인사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아 해당 지역에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어 남은 인선에서 변수가 될 수도 있다. 당선인 측근들은 “실력과 전문성이 중요하지 인위적인 지역 안배는 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밝혀왔다. 충청이나 호남 총리 카드도 물 건너간 만큼 남은 경제부총리 인선 결과가 주목된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