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적게 쓰는 서민들 부담 커진다…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6단계→ 3∼4단계 축소 추진

입력 2013-02-13 22:31

정부가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전기를 많이 쓰는 가정의 요금은 줄고 적게 쓰는 집의 요금은 늘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서민 부담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단계적으로 줄이는 개편 방안을 최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무역·에너지소위원회에 보고했다고 13일 밝혔다.

누진제 개편 방향은 월 100㎾h 단위로 6단계로 나뉜 주택용 전기요금의 사용량 구간을 3∼4단계로 축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현재 전기요금(주택용 저압 기준)은 1단계(100㎾h 이하)의 경우 ㎾h당 59.1원, 2단계는 122.6원, 3단계는 183.0원, 4단계는 273.2원, 5단계는 406.7원, 6단계는 690.8원이다. 501㎾h 이상을 사용하는 6단계가 100㎾h 이하를 쓰는 1단계의 약 11.7배다.

개편안에 따라 누진제 단계가 축소되면 대량 사용자 요금 부담은 줄어드는 반면 250㎾h 이하 사용 가정의 부담이 늘어난다. 이에 따라 가장 비싼 구간과 가장 싼 구간의 요금 격차가 3∼8배로 줄게 된다. 예를 들어 구간을 200㎾h씩 3단계로 하고 요금 격차를 3배로 설정할 경우 50㎾h, 150㎾h, 250㎾h 사용자는 지금보다 각각 3121원, 3832원, 4286원씩 더 내야 한다. 반면에 350㎾h, 450㎾h, 601㎾를 쓰면 요금이 각각 5379원, 8738원, 5만4928원 줄어든다.

지경부 관계자는 “누진제가 주택용에만 적용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 데다 전기요금을 원가 수준으로 현실화할 필요가 있어 누진제 단계 개편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민층을 보호하고 전기 절약을 유도하기 위해 시행된 누진제 취지에 맞지 않게 서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방향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