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부, 반군에 첫 대화 제의… 美, 반군 지원에 위기감 느낀듯

입력 2013-02-13 22:25

이제껏 대화를 거부해온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반정부 연합체인 시리아국가연합(Syrian National Coalition)에 현직 장관 파견 등 회담 준비에 착수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3개월간의 시리아 사태 중 아사드 정권이 야권에 성의 있는 대화 제의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리 하이다(51) 국가화해장관은 “국가적 대화 차원에서 모아즈 알 카티브 시리아국가연합의장과 해외 도시에서 만날 의사가 충분히 있다”고 가디언에 밝혔다. 최근 미국이 반군 지원 수준을 강화키로 한 것에 위기를 느낀 아사드 정권이 먼저 손을 내민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다 장관은 장기 집권한 아사드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는 내년 대통령 선거 실시와 실질적인 다당제 도입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 망명자들의 여권을 갱신해 무국적자 양산을 막아 달라는 알 카티브 의장 요구를 사실상 받아들였다. 그는 “법무부가 관련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독일 뮌헨에서 열린 국제안보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 부통령이 알 카티브 의장 지지 의사를 강력 표명하는 등 반정부 단체와 미국의 유대가 강화되는 가운데 이 같은 조치가 나온 것이다. 알 카티브 의장이 최근 3주간 정권과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가운데 나온 조치라 사태 해결에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소수 야당인 ‘시리아 사회애국당’ 대표 출신인 하이다 장관은 민주개혁과 정치 변화를 요구한 야권의 2005년 ‘다마스쿠스 선언’에 참여했었다. 대다수 야권 정치인이 망명한 가운데 2011년 장관에 임명돼 독자적 행보를 보였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