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보수적 가치 대변한 원로였다”… 美 개신교계 지도자들도 사임 베네딕토 16세 업적에 찬사

입력 2013-02-13 21:53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사임 결정에 대해 미국 개신교계 지도자들은 “보수적 가치를 대변해온 원로가 떠났다”고 아쉬워하며 그의 업적에 찬사를 보냈다.

13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남침례신학교 앨버트 몰러 총장은 “베네딕토 16세는 용감하고 지적인 방식으로 상대주의의 거센 파도에 맞서 진리를 지켜냈다”고 말했다. 젊은 시절 개혁파 신학자였다가 정통주의자로 선회한 베네딕토 16세는 가족의 가치를 강조하면서 종교다원주의, 낙태, 동성결혼, 안락사 등 현대사회의 주요 쟁점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개신교 인사들은 천주교에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이 베네딕토 16세가 기독교 정통 교리 수호자 역할을 충실히 해온 것을 높이 평가했다.

세계복음주의연맹(WEA) 대표 제프 터니클리프 목사는 “그가 상대주의와 자기중심적 가치관의 위협 속에서도 담대하게 행동한 것에 깊이 감동했다”고 말했다. 보수 기독교 단체 ‘신앙과 자유연대’의 랠프 리드 대표도 “평생 하나님을 위해 헌신하면서 확고한 태도로 복음을 전해온 베네딕토 16세에게 존경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베네딕토 16세와 전임자 요한 바오로 2세는 서로 스타일은 달랐지만 전통을 옹호하면서 교회를 지켜온 점은 같았다. 샘포드대 비슨신학교 티모시 조지 학장은 “개신교인이 베네딕토 16세에 관해 좋아하는 점은 요한 바오로 2세에 대해 좋아했던 점과 일치한다”며 “그것은 두 사람이 보여준 강력한 믿음과 역풍 속으로도 기꺼이 뛰어드는 강인한 의지”라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